[카카오, SM엔터 지분투자]이수만 지분, 좁아진 인수 후보군반대편 '카카오'·구조조정 'CJ ENM'·잇따른 M&A '네이버'…일각선 하이브 거론
원충희 기자공개 2023-02-10 13:08:3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7시4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 현 경영진과 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PD) 간의 알력이 불거진 가운데 카카오는 현 경영진과 손을 잡았다. 대주주 지분 매각전의 유력 원매자인 카카오가 반대편으로 돌아서면서 이 PD의 지분 인수후보군이 좁아졌다. CJ EMN 역시 구조조정 이슈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결국 네이버 정도가 남았다. 하이브와 손잡은 네이버가 잇따른 M&A로 재무여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거액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수에 나설 지도 의문이다. 일각에선 매각전 초기부터 후보군에서 배제된 하이브가 등판할 지를 주목하고 있다.
◇매각협상 2년간 골든타임 놓쳐, 원매자 후보군 이탈
이 PD의 지분이 매물로 나온 것은 2021년부터인데 매각 협상을 2년 이상 끌어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 1952년생인 이 PD의 나이가 70대에 이르렀고 후계준비가 없었던 만큼 매각을 통한 엑시트로 방향을 잡았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IT기업과 CJ ENM 등 콘텐츠 기업들이 원매자로 거론됐다. 케이팝의 선구자이자 현대식 엔터산업의 1세대격인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라인과 아이돌 육성 노하우 등 무형의 지식재산(IP)은 이들 기업이 눈독 들일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매각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큰 와중에 라이크기획의 사익편취 이슈가 문제로 떠올랐다. 궁극적으로는 이 PD가 매각 후에도 계속 경영과 아티스트 프로듀싱에 참여하려 했던 게 원매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 PD와 현 경영진 간의 알력이 노출되고 대주주의 사내 영향력이 저하됐다. 경영진은 '이수만 없는 SM'을 표방하며 독자행보에 나섰고 카카오가 이들 편에 섰다.
이 PD 지분의 유력 원매자인 카카오가 반대편으로 돌아서면서 인수후보 풀이 좁아졌다. 설상가상으로 CJ ENM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7% 급감하면서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계획이 수면 위로 올랐다. 콘텐츠 제작원가 증가,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 부담에다 9000억원에 인수한 '피프스시즌'의 부진이 겹쳤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상암 일대에선 CJ ENM이 인력의 20% 이상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실적이 괜찮았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에도 불똥이 튀면서 조직 내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렇다보니 수천억원을 베팅해야 할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지분 M&A에 적극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PD 지분 행방 '오리무중'…하이브 등판설 주목
카카오의 진입으로 이 PD 지분의 향방은 더욱 오리무중에 빠졌다.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세지만 이 PD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크게 훼손됐다. 이사회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이제는 작년, 재작년 수준의 밸류를 요구하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특히 올해는 SM엔터테인먼트 이사진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터라 분위기 반전도 쉽지 않다. 국민연금, KB자산운용 등 주요 주주들이 얼라인파트너스와 행동을 같이 하고 있는 것도 불리한 정황이다.
인수후보군에 남은 네이버의 경우 2021년 일본 라인(LINE) 경영통합을 시작으로 왓패드, 문피아,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포시마크에 이르기까지 공격적인 M&A에 나서면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종지부를 찍었다. 재무상태에 무리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보다 부채가 늘고 현금여력도 상당히 소진했다. 경영성과도 부진한 편이라 임직원 성과급을 예년처럼 주지 못하는 마당에 또 다른 M&A에 나설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선 지분 매각 초창기에 인수후보군에서 배제된 하이브를 거론하기도 한다. 이 PD가 상황을 뒤집기 위해선 카카오 등에 대적할 만한 강력한 우군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은행(IB) 쪽에서는 하이브가 이 PD의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물밑접촉을 몇번 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은 경우 최대주주 지분을 경쟁사에 팔아 현 경영진과 카카오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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