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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배당에 진심인' HD현대, 고배당 정책 배경은①안정적 배당으로 주주유인, 정기선 승계 가교 시각도

허인혜 기자공개 2023-02-10 15:38:55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6: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당으로 주주들을 유인하려면 안정적인 배당 지급, 높은 배당 성향 등이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 점에서는 HD현대가 가장 매력적인 주식 중 하나다. 1주당 3700원,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70% 배당의 주주친화적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을 시작한 뒤부터 2021년까지 90%를 상회하던 배당성향은 지난해 말 배당을 합하면 더 커질 전망이다. HD현대가 '안정적 배당'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뭘까.

◇평균 배당성향 90% 상회...재원은 자회사 성과

HD현대는 이달 역대 최대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60조8497억원, 영업이익 3조3870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14.6%, 226.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3월부터 한국조선해양과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이 반영됐고 알토란 현대오일뱅크가 장사를 잘 했다. 현대제뉴인, 현대일렉트릭도 HD현대의 실적을 밀어올렸다.


배당금은 주당 3700원을 고수했다. HD현대는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70% 이상을 배당에 활용한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별도 기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확대됐지만 당기순이익은 2198억원으로 2021년의 3922억원 대비 낮아졌다. HD현대의 2022년 결산 배당금은 2610억원, 중간배당 규모는 636억원으로 합산 배당금은 3246억원 수준이다.

2022년 배당성향은 147.68%로 나타났다. 배당을 시작한 뒤 5년간 HD현대의 평균 배당성향은 90%를 상회하고 있다. 배당 첫 해인 2018년 배당성향은 207.1%, 2019년에는 45.8%, 2020년 302.5%, 2021년 78.1% 등이다.

평균 배당성향이 목표치인 70%를 훌쩍 넘는 이유는 HD현대가 배당성향보다는 '주당 3700원'이라는 고정값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별도 기준 순이익이 1306억원이었던 2018년과 5909억원이었던 2019년 배당총액이 2705억원으로 같을 만큼 주당 고정값의 배당금을 책정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고배당의 재원은 효자 자회사들이다. HD현대는 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현대일렉트릭 배당이 확정되면 여기서 받은 배당을 재원으로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현대 관계자는 "중장기 배당 정책을 밝힌 바가 있으니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고, 재원 확보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D현대 배당정책. *자료=the CFO IR모니터

◇고배당 정책, 정기선 승계 자금줄로 쓰기엔…

일각에서는 정기선 사장의 승계 캐시카우로 배당이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 이은 HD현대의 주요 주주 중 하나라서다.

고배당 정책을 승계의 자금줄로 이용할 만한 사례는 현대가에서도 눈에 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대주주로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2022년 결산기준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 상승한 주당 5700원으로 확정했다. 올해만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배당금으로 받는 금액은 427억원 수준이다.

다만 정기선 사장이 승계자금을 HD현대의 고배당 정책에만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 사장의 HD현대 지분이 2018년부터 5%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정 사장의 지분은 5.26%로 전체 배당금 2614억원 중 정기선 사장이 챙기는 배당금은 137억5000만원 수준이다.

경영 승계의 주요 과제가 정 이사장의 지분 물려받기라면 HD현대의 배당금 만으로는 단시일내 상속세를 마련하기는 어렵다. 정 이사장의 지분은 2022년 3분기 기준 26.60%으로 최근 시가총액인 4조7300억원을 고려한 지분가치는 1조2600억원 수준이다. 상속세와 증여세법에 따른 최대치 세율은 60%로 약 7600억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

정 사장이 배당금으로 지난 4년간 받아온 돈은 약 600억원, 전년 배당금으로 챙길 돈이 137억원 수준인데 모두 합해도 필요한 세금 재원의 10분에 1에 그친다. HD현대 외에 정 사장이 지분을 들고 있는 곳은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인데 각각 544주, 156주, 152주에 그친다.

보유 주식 수가 가장 많은 한국조선해양 전 주를 팔아도 4300만원 수준이다. 배당이 승계 연착륙을 위한 재원이라면 HD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배당 정책을 현재보다 더 확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이사장, 정 사장 등 오너가가 주요 주주인데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HD현대의 지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HD현대의 고배당 정책이 오너가에게 유리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연말 결산 배당으로 정 이사장이 받아갈 금액이 7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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