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수요 감소·전략 변화' 부산공장 설립 백지화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적자 전환, 주력 사업 '오프라인 → 플랫폼' 변화
서지민 기자공개 2023-03-20 08:20:1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0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샘이 6년 전부터 추진해 온 부산공장 설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가구 시장 위축으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들고 온라인 플랫폼 중심 사업 전략을 펼치게 되면서 오프라인 공장과 물류센터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한샘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말 부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해당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28일 기준으로 전체 265억원 규모 토지 중 246억원의 매각을 마친 상태다.
2016년부터 경남권·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부산 신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부지 1만 9,800㎡, 건물 1만 6,000㎡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201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수도권에만 4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인 한샘은 비수도권에 물류센터를 갖춘 공장을 건립해 지방 거점을 확보하고자 했다.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가구 시장을 공략했기에 배송 및 물류 경쟁력 강화가 필요했다. 부산 공장은 남부권 수요를 담당하는 거점으로서 활용될 계획이었다.
해외진출 전략에 있어서도 부산공장의 필요성이 컸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1980년대 미국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에 직진출하면서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부산항, 김해공항 등 물류 인프라가 갖춰진 부산은 해외 수출입에 있어 최적의 입지로 판단됐다.
부지 조성 지연·코로나19 발발로 착공은 늦춰졌지만 이변 없이 추진 중이던 부산공장 설립은 한샘의 디지털 전환 선언을 기점으로 변화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다. 2022년 1월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을 인수하면서 사업 전략이 전면 수정됐다.
지난해 4월 전통적인 가구 제조·유통 기업에서 리빙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온라인 사업에 방점을 찍고 리모델링, 가구, 인테리어 등 주거환경과 관련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첫 단계로 올해 2월 통합 디지털 플랫폼 한샘몰을 출시했다. 언택드 3D 제안서, 리모델링 매니저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누릴 수 있게 된 점이 특징이다. 하반기부터 서비스 영역을 넓혀 온·오프라인 통합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샘의 성장 전략이 온라인으로 선회하면서 투자의 무게중심도 오프라인 물류센터에서 플랫폼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초기에 사용자수를 빠르게 늘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은 "자체 플랫폼 서비스는 고객의 유입부터, 제품, 물류, 시공, AS까지 직접 책임져야 해 많은 투자비용이 따른다"며 "한샘은 적극적인 고객 유치를 위해 대규모 비용 집행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한샘은 주택매매거래 감소와 가구 수요 위축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2조9억원으로 전년대비 10.3% 감소했고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리모델링·인테리어 관심도가 하락하고 구매가 줄어들면서 공장 등 생산설비 증설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불필요한 설비 확충은 오히려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켜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샘의 지난해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재무건전성 압박이 보다 커진 상황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75억원으로 2021년 대비 68.1% 줄어들었다. 단기차입금이 275억원 증가함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8.6%에서 18.2%로 올랐다.
부산공장 부지 매각을 통해 손에 쥔 현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재무 부담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확보한 265억원의 현금은 한샘몰 확장,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샘 관계자는 "현재 생산능력으로 경남권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부산공장 설립을 취소했다"며 "부지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의 사용처는 관련부서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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