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에스피시스템스 오너, 콜옵션으로 보너스 ‘두둑’①2세 승계보다 현금 선택 배경 관심, 헤지펀드에 매각해 2배 차익 실현
정유현 기자공개 2023-04-20 08:21:12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피시스템스의 오너가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 콜옵션으로 보너스를 챙겼다. 콜옵션을 행사해 권리를 확보하고 있던 CB를 장외 매각 방식으로 헤지펀드에 팔았다. 콜옵션이 오너 2세 대표의 지배력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뜻밖의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최근 증시에 로봇이 테마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상승하자 헤지펀드는 확보한 CB를 곧바로 주식으로 전환했다. 매입 단가보다 주가가 더 올랐기 때문에 매각을 통해 펀드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심상균 대표이사(회장)는 보유 중인 1회차 CB 20만5426주를 NH헤지운용의 펀드인 ‘NH앱솔루트 리턴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1호’에 장외매도 방식으로 물량을 넘겼다. 아들인 심효준 대표이사도 14만6650주를 더블유자산운용의 펀드인 ‘W일반사모투자신탁1호’에 같은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번 딜은 주당 1만3180원에 거래됐으며 심 회장과 심 대표는 각각 27억751만원, 19억3284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두 대표는 지난해 6월 주당 6278원에 콜옵션을 행사해 CB권리를 확보했는데 취득 단가의 2배 정도 높은 가격으로 되팔며 총 24억원대의 쏠쏠한 수익을 냈다.
에스피시스템스는 2021년 6월 엠아이큐브솔루션 인수대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권면총액 100억원 규모 1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1%로 설정됐으며 35% 수준의 콜옵션을 걸었다. 코스닥 상장 전부터 2세 경영을 준비해온 만큼 이 콜옵션은 심효준 대표의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것에 무게가 실렸다.
작년 말 기준 심 대표의 지분율은 7.3%수준이다. 유상증자와 직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등으로 신주가 발행된 영향에 상장 당시 11%대였던 지분율이 7%대까지 내려왔다. 이에 따라 당연히 1회차 CB 콜옵션을 확보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매각을 하며 향후 현금 사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부친이나 모친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고 증여세를 내는데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거래가 가능한 것은 최근 에스피시스템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영향으로 보인다. 헤지펀드와 거래한 매입 단가보다 주가가 더 높은 상태다. 17일 종가는 1만6240원이며 18일 현재는 소폭 하락한 1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1회차 CB의 전환청구도 들어온 상태다. 35만2075주(발행주식 총수 3.43%)로 심 회장과 심 대표가 매각한 물량 규모와 동일하기 때문에 이번에 CB를 매입한 측의 행보로 해석이 된다. 헤지펀드들도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조만간 차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도 이어지고 있는 점에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로봇뿐 아니라 2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차익 실현 물량이 많은데 생각보다 오버행 이슈는 없었다"며 "에스피시스템스도 오버행을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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