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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탈탄소 드라이브]투자부담 큰 SK해운, 선대 교체는 점진적으로④환경규제 대응 선박투자 3조 필요… 500% 웃도는 부채비율에 속도 내기 쉽지않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24 07:19:26

[편집자주]

해상 환경규제가 강력해지며 해운사들은 차세대 선박연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규제에 대응할 솔루션들의 검증은 부족하지만 2050년의 규제도 해운사들에게는 가시권이다. 해운시황이 가라앉는 상황에서 선대 친환경화를 위한 투자 역시 부담스럽다. 더벨은 국내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투자전략 및 각 사별 재무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은 국내 최대의 탱커(원유 등 액체화물운반선)선사다. 특히 원유운반선 부문에서는 국내에서 비견할 만한 경쟁자가 없다.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수익 창출능력 역시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SK해운은 고연령 선박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에 노출도가 비교적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재무구조가 좋은 편은 아닌 만큼 선대 현대화를 위한 투자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 해상 환경규제 강화에 안정적 수익 창출능력 유지 '불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유운반선 26척, 벌크선 6척, 광석운반선 2척, LPG운반선 9척, LNG운반선 10척 등 다양한 선박들을 보유했다.

핵심 사업은 원유운반선이다. SK해운은 보유 원유운반선의 총톤수가 417만톤으로 원유운반선 보유 해운사 7곳 중 척수와 총톤수 모두 가장 많았다. 2위인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은 11척, 108만3000톤으로 SK해운과 큰 격차를 보였다.

SK해운은 SK에너지를 비롯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도입원유 중 3분의 1 이상을 수송한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장기도입물량 수송사업자이기도 하다. 엑슨모빌과 쉐브론, 쉘 등 글로벌 에너지회사들까지 고객사로 두고 있다.

원유나 가스는 산업적 중요성이 높은 원자재인 만큼 SK해운은 주로 장기계약을 맺고 화물을 운송한다. 이를 통해 10% 안팎의 안정적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SK해운이 해상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운송능력 저하로 실적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제해사기구는 올해 선박 운항기록을 토대로 탄소배출 효율(에너지효율)에 따라 선박을 A~E의 5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를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D~E등급 선박에는 효율성 개선방안을 승인받지 못하면 운항이 제한되는 페널티가 주어진다. 이 규제의 주요 타겟은 에너지효율이 비교적 낮은 고연령 선박이다.

한국신용평가 조사에 따르면 SK해운은 보유 선박의 52%가 2012년 이전에 건조된 고연령 선박이며 보유 선박의 16%가 D등급을, 15%가 E등급을 부여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해운이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 LNG운반선 5척의 교체를 통해 규제 적용을 회피해야 한다고 봤다.

◇ 열악한 재무구조에 공격적 투자 어려워… M&A 성사 여부가 관건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3월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1척 건조가격 평균이 1억2000만달러(1500억원가량)로, LNG운반선은 2억5400만달러(3300억원가량)로 각각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SK해운이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 LNG운반선 5척을 교체하기 위한 잠재적 투자 부담은 3조원을 웃돈다.

업계에서는 SK해운의 재무구조가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선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우선 눈앞의 보유 현금이 많지 않다. SK해운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보유량(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계)이 2382억원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해운은 2022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537.7%로 안정적 기업의 기준인 200%를 한참 웃돌았다. 이 기간 리스부채나 각종 금융보증계약부채 등을 제외한 차입금만 따져도 차입금의존도가 78.3%에 이른다.

결국 SK해운으로서는 매 해 영업으로 창출하는 현금을 통해 점진적으로 선박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SK해운은 한앤컴퍼니(한앤코탱커홀딩스 유한회사)가 최대주주에 오른 2018년 이후로 2020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유형자산(선박) 투자를 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변수는 SK해운의 매각 성사 여부다. 최근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원유운반선사업을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한앤컴퍼니는 1조5000억원을 들여 SK해운 지분율 71.43%의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매각가로 2조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해운 원유운반선사업은 실적의 대부분을 견인해 온 알짜 사업부문인 만큼 인수자로서는 선대 현대화 투자를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할 이유가 충분하다"며 "매각 측에서 이후 SK해운의 남은 사업부문에 매각대금의 재투자를 진행할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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