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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태웅로직스, 300억 발판 사업 성장세 잇는다① 부채 감수하고 RCPS로 현금 조달, 투심 높인 상환 재원 '잉여금 1905억'

정유현 기자공개 2023-05-04 08:12:07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3자 물류 회사 태웅로직스가 약 3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다. 올해부터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 곳간이 넉넉하고 재무 상태가 건전한 상태에서 조달에 나선 만큼 발행 조건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모습이다.

태웅로직스는 지난달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주당 4769원에 RCPS 629만619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총 299억9996만원 규모다. 유진자산운용 (94억9995만원), 라이노스자산운용(84억9998만원), 포커스자산운용(79억9998만원), NH헤지자산운용(39억9998만원)이 각각 인수한다. 더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태웅로직스 측이 인수 금액을 크게 제시한 곳 위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RCPS 납입일은 이달 8일이다.


태웅로직스는 1996년 설립된 국제물류주선 업체로 3자 물류 서비스와 관련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자 물류(3PL)은 화물의 주인을 대신해 화물 운송과 관련된 업무 전반을 처리하는 것이다. 태웅로직스는 국내 및 해외 다수의 선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며 2019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1년부터는 창고 사업에도 진출해 보관·운송을 연계해 물류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이후 국제 물류비가 증가하고 물동량이 증가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3282억원, 영업이익 1666억원, 당기순이익 92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1.4%, 47.0%, 45.0% 증가한 수치로 설립 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물류 사업뿐 아니라 지난해 극동엠이에스로부터 사업을 양수해 파이를 키운 ISO탱크 사업에서도 성과가 났다. 지난해 7월 태웅로직스는 극동엠이에스 및 종속회사인 JJ MES DMCC와 ISO탱크사업 및 자산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ISO탱크 1000여 대 및 ‘스마트 탱크(Smart Tank)’ 브랜드 상표권, 해당 사업부 임직원 등 극동엠이에스의 ISO탱크사업 전 부문을 양수했다.

ISO탱크는 액상화물 운송 등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특수 컨테이너로, 일반 화물 대비 운송 부가 가치가 높다. 향후 2차전지, 고순도 전자급 화물, LNG, 수소 등의 위험물·유해화학물질·고압가스 등 특수 화물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받은 자금도 ISO 탱크 사업 확대에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국제 물류 운임 하락 등으로 일각에서는 올해 역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태웅로직스는 ISO 탱크 사업 강화와 더불어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가능한 신규 물류 사업을 발굴하며 성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RCPS 발행 조건을 살펴보면 투자자와 발행사 양측이 적정 수준에서 협의를 본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제3자배정으로 RCPS를 발행할 경우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전환가에 10%정도 할인율을 적용한다. 태웅로직스는 할인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이미 최근 주가가 전환가액(4769원)을 웃도는 5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태웅로직스는 상환권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발행사가 RCPS 상환권을 가져오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투자자에게 상환권이 있으면 투자자가 원하는 때에 RCPS를 상환해 줘야하기 때문에 이번 발행금은 부채로 잡힌다.

부채 증가에 따라 재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지만 부채 비율이 작년 말 기준 79% 수준이다. 향후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해 재무에 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전환기간이 도래해 주식으로 전환되면 문제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현재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전환 청구는 내년 5월부터 가능하다. 태웅로직스 주가가 상승하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발행 2년 후부터 상환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연복리 1%의 이자를 얹어 원금을 회수하면 된다.

특히 RCPS의 상환 청구는 발행사가 재무적으로 배당 가능이익이 있을 때 가능하다. 태웅로직스의 작년 말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은 1905억원 수준이다. 상환 능력에 문제가 없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통상 RCPS 주가를 할인하긴 하는데 이사회 결의로 기준 주가로 설정한 것 같고 납입일이 8일인 것은 통상 유상증자 결정 후 1주일 뒤에 납입하는 스케줄이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며 “상환 능력에도 문제가 없는 곳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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