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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지방금융3사]'맹주' 넘보는 JB금융, '성장통' 겪는 BNK·DGB금융[수익성]⑨JB 일관된 '고마진 추구' 전략 적중, BNK·DGB 비은행 성숙 '아직'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26 07:15:1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5: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이 지방금융 판도를 흔들고 있다. 7년 연속 순이익 성장으로 2위를 굳힌 데 이어 맹주 자리마저 넘보고 있다. 오랜 기간 일관되게 유지해 온 고마진 추구 영업 전략이 적중했다.

BNK금융과 DGB금융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수년 간 비은행 계열사에 자본을 투입하면서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 했으나 아직 포트폴리오 균형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이다. 비은행 자회사를 안착시켜야 재도약을 노릴 수 있다.

◇JB금융 'ROE 14%' 경쟁사 압도, 지방금융 2위 '굳히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60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8102억원을 기록한 BNK금융보다 약 2000억원 적고, 4016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DGB금융보다는 2000억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JB금융은 수년째 기세를 올리고 있다. 2015년 순이익 1147억원을 낸 뒤로 7년 연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JB금융 역대 최대 순이익은 2014년 5576억원이었다.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부의영업권(회사를 적정가보다 싸게 인수할 때 발생하는 이익) 영향이다. 지난해엔 별다른 회계적 변수 없이도 기존 실적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그 사이 BNK금융과 DGB금융은 주춤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전년도에 비해 192억원(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DGB금융은 역성장했다. 4016억원으로 전년도 5031억원보다 1015억원(20.2%) 줄었다. 지난해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를 입은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JB금융은 BNK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를 좁힌 것은 물론 지방금융 2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2019년 DGB금융을 앞지른 이후 4년 연속으로 BNK금융의 뒤를 이었다.

비결은 고수익성을 유지하는 영업 전략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면 JB금융은 타사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3.9%로 BNK금융(8.44%)과 DGB금융(7.48%)을 압도한다.

통상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ROE 하락 압력이 커지지만 JB금융은 전례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본과 수익이 성장하는 와중에도 업계 최고 수준의 경영 효율성을 자랑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 중소기업 대출이나 아파트 담보대출이 아닌 중금리신용대출과 같은 신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BNK·DGB '자본·충당금' 계열사 투입 효과 아직

BNK금융이 지방금융 1위 순이익을 지키는 배경에는 투뱅크 체제가 자리한다. 지방은행 중 가장 큰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은행에 2014년 경남은행이 계열사로 추가되면서 펀더멘털을 갖췄다. 단일 은행 체제인 DGB금융이나 부산은행 대비 규모가 작은 광주은행, 전북은행을 산하에 두고 있는 JB금융보다 유리한 포트폴리오다.

다만 성장 불씨를 되살리려면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높아질 필요가 있다. BNK금융은 비은행 강화 차원에서 BNK투자증권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8년, 2020년, 2021년 각각 2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기자본 1조원 시대를 열어줬다. 하지만 은행에 쏠린 그룹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BNK캐피탈의 성장도 뒷받침 돼야 한다. 지난해 BNK캐피탈 순이익은 1710억원이다. 같은 기간 1785억원을 기록한 JB우리캐피탈에 근소하게 뒤처졌다. 캐피탈 분야에서 만큼은 JB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다.

DG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안정을 찾는 게 우선이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순이익 감소에 결정적이었다. 하이투자증권에 1120억원, DGB캐피탈에 28억원의 특별 충당금을 쌓으면서 그만큼 순이익이 급감했다. 비은행 계열사를 안정시키고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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