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K-가전 기술]신일전자, 전기값 인상에 빛난 'BLDC' 기술력65년 소형모터 노하우, 선풍기 '저전력·고효율' 구현,…중국 제치고 점유율 1위
천안(충남)=손현지 기자공개 2023-06-12 13:57:04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8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일전자는 국내 선풍기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켜온 회사다.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업체들을 거뜬히 제치고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국내 선풍기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65년간 다져온 소형 모터 기술력, 바람의 질을 좌우하는 날개 기술에서 차별화를 꾀한 결실이다.최근엔 저소음·저전력·고효율의 '고성능 BLDC(Brush Less Direct Current) 모터'를 탑재하며 '프리미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물가, 전기요금 부담으로 '저전력' 가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모터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65년 모터 기술력…팬(Fan) 넘어 '소형가전' 대표주자로
신일전자는 1959년 소형 모터 제조사로 출발했다. 창업주인 고(故) 김덕현 명예회장이 인근 시장 상인들의 부탁으로 선풍기를 만들어 판게 발단이 됐다. 당시만 해도 선풍기는 미국, 일본산이 주를 이뤄 서민들이 구매하기엔 고가의 가전제품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일본 수출량 20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산 저가형 깡통 모터와는 달리 발열과 소음이 적다는 점, 부드러운 바람을 구현할 수 있는 특유의 날개 기술력 등을 인정받은 셈이다.
신일전자는 선풍기의 국내 보급에도 앞장섰다. 에어서큘레이터와 특수팬(Fan)을 포함해 국내 선풍기 시장 확대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업계 추산 시장 규모는 현재 380~450만대에 달한다. 작년 신일전자의 선풍기 생산량은 200만대다. 국내 점유율 약 40%, 업계 1위다. 특히 에어서큘레이터 분야에선 선구주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일전자가 '국내산' 선풍기 제조사로서 시장 1위를 지켜냈다는 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선풍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빠진 대표적인 '소형가전'으로 분류된다. 중국 제조사들이 '저가' 경쟁력을 앞세워 침투하기 좋은 시장이다. 그 속에서 신일전자는 월등한 내구성을 앞세워 일반 소비자 뿐 아니라 주요 국가기관, 공공기관 대표 공급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신일은 현재 선풍기 외에도 모터를 기반으로 청소기, 믹서기, 밥솥, 등 다양한 제품들을 천안공장에서 함께 생산하고 있다. 지난주 천안공장에서 만난 남우현 신일전자 생산관리팀 대리는 "탄탄한 모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취급 제품군도 다양해졌다"며 "청소기, 믹서기, 밥솥, 음식물처리기, 미니건조기 등 사실상 대부분의 소형가전 제품에 진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진화하는 BLDC 모터, 저전력에 강한 선풍기로
신일전자는 선풍기 국내 1위라는 타이틀에 멈추지 않고 기술 고도화에 한창이다. 20명에 달하는 상품기획사업부 직원들이 고효율에 주안점을 둔 기술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에 전기요금 인상 부담까지 겹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전력'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신일전자가 보유한 핵심 기술은 BLDC(Brush Less Direct Current) 모터다. 브러시가 없는 DC 모터란 뜻으로 '저전력'에 포커스를 맞춘 기술이다.
브러시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발열, 소음 등의 문제를 해결한 고성능 모터로도 평가된다. 단순히 약, 중, 강 수준의 풍속이 아니라 최대 1단계부터 16단계까지의 다양한 풍속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음도 적다. 자연풍에 가깝다. 최근에는 신일전자 만의 노하우가 담긴 이중구조 날개를 채택해 차별점을 꾀했다. 일반 선풍기와 달리 바깥쪽 큰 날개 10엽과 안쪽의 작은 날개 5엽으로 구성돼 넓고 부드러운 바람을 만들 수 있다.
남 대리는 "이중구조 날개와 BLDC 모터까지 탑재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디자인도 슬림하게 변형해 트렌드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에어서큘레이터를 중심으로 전기세 절감을 위한 '초절전형' 신제품도 개발했다. '2023년형 에어서큘레이터 에어S9'는 유아풍으로 설정해둘 경우 한시간에 소비되는 전력이 2.71W(와트)에 불과하다. 터보풍으로 매일 작동한다고 하더라도 전기세는 1825원으로 낮게 책정된다.
에어서큘레이터는 최대 25m '고속 직진성' 바람을 만들어내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일반 선풍기 보다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여겨진다. 3D 입체 회전으로 에어컨 냉기를 순환시켜 냉방효과는 물론이고 전기세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신일전자는 2015년부터 일찍이 에어서큘레이터 시장을 선점했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국내 홈쇼핑을 중심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에어서큘레이터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며 "누적 출고량은 현재까지 330만대, 올해 안으로 400만대를 넘을 수 있도록 판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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