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ESG 트래커]50돌 맞은 '혁신'의 아이콘, 계속되는 R&D 드라이브[한미약품]5년 전 첫발 뗀 CSR로 'S' 고도화 시작… '의사결정 양익 체제' 신약 개발 지지
최은수 기자공개 2023-06-15 09:05:30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남일이나 다름 없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수성이 폐쇄적이고도 보수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선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크게는 빅파마로 가기 위해서, 작게는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ESG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이 올해 처음으로 ESG 리포트를 내놨다. '넥스트 50년'을 바라보면서 재무적 성과와 더불어 비재무적 가치인 ESG 관련 활동과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제약업계에서 '혁신'을 상징하는 대표주자인 만큼 ESG 격변기 속에서도 한미약품은 현재와 미래를 이을 키워드를 역시 'R&D'로 꼽았다. 일찌감치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한미약품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 역시 R&D에 집중했다. 이는 국내 첫 FDA 문턱을 넘은 항암신약(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을 내놓는 등의 성과로 이어진 모습이다.
◇'평균 B+' 머문 ESG서도 강조된 'R&D 혁신' DNA… 전체 중대 이슈 30% 할애
한미약품의 ESG 등급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대동소이한 B+(한국ESG기준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B+ 혹은 B등급에 대해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한다. 사실상 중하위권 등급에 그치는 평가다.

당시만 해도 ESG 개념이 생소했을 때다. 제약업계 안팎에서 지속가능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자 이 부분에서도 '혁신 DNA'를 발휘하려는 행보였다. 이밖에 첫 ESG보고서 작성을 위한 기준점(Standard)은 국제 지속가능경영보고 지침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로 잡았고 이에 따라 중대성 평가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중대 핵심 이슈 14개, 총 중대 이슈 13개 총 이슈 27개의 이슈를 선정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제약사인 만큼 GRI를 통해 꼽은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R&D'로 귀결됐다. 총 14개의 핵심 이슈 가운데 3개(△신약개발을 통한 치료 가능 영역 확대 △연구개발 투자 확대 △의약품 안전성 강화)가 해당했다.
신약 출시 이후 마케팅 및 고객단계를 포함할 경우 전체 선정 이슈의 29%를 차지한 한미약품의 ESG 관련 중대 이슈 선정은 타 제약사와는 차별점을 보인다. 제약사 중에서 GC(녹십자홀딩스)나 보령은 핵심 이슈로 각각 산업안전 보건, 환경경영을 지목했다.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일찌감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며 거버넌스(G)에서 모범 사례를 만든 유한양행 정도가 신약개발을 중대 이슈 가운데 으뜸으로 강조했다.
◇세분화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R&D 경영'으로 요약되는 신약개발 버팀목
한미약품이 ESG 경영 고도화 과정에서 신약개발과 더불어 주안점을 둔 영역은 'S'였다. 이는 '의사결정 및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세분화' 작업으로 요약된다. 특히 ESG와 사회공헌 관련 의사결정과 환경·안전·보건 이슈를 논의하고 공유하는 위원회를 이원화해 'E'와 'S'의 의사결정 기능을 분리하고 고도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활동, 글로벌 제약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을 참고한 결과로 풀이된다. 위원회 구성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하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한미약품은 앞서 주요 이해관계자 그룹을 6개로 분류하고 이들의 관심사항과 의견을 경영활동에 반영하기 위한 초석을 닦았다.
이해관계자들 또한 한미약품의 'R&D'에 집중했다. 이 가치를 경영활동에 녹이면서 지금의 한미약품을 이룬 근간인 'R&D 경영'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15% 이상을 R&D에 쏟아부었다. 세부적으로 최근 10 년간 신약개발 연구 및 바이오, 합성신약 등 제품 상용화에 필수적인 생산시설에 투자한 금액만 2조8425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제약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FDA 품목허가를 따낸 항암 바이오신약(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제품명 롤베돈)을 보유하는 성과로 귀결됐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 처음이자 항암 분야 신약으로도 국내 최초로 FDA 문턱을 넘었다.
롤론티스는 FDA 실사를 통과한 국내 eGMP급 공장(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을 담당한다. FDA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최초의 바이오신약이기도 하다. 한미약품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R&D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는 한국 제약업계 전체로는 여섯번째 FDA 신약 시판허가 사례를 만들어낸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한미약품의 'E' 평가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B 등급을 받았다. 'S'를 책임지는 CSR 위원회 외에 대표이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hEHS위원회로 만회에 나설 계획이다. hEHS위원회는환경, 안전, 보건을 총괄한다. 기존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별도로 운영해 오던 에너지위원회와 온실가스 위원회를 hEHS위원회로 일원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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