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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ESG 트래커]덩치 커져도 평가 제자리, 후계자 백인환 사장 나섰다[대원제약]환경 정보공개 전무, 기부금 규모 축소…작년 말 'TF팀' 발족, 분위기 쇄신

최은진 기자공개 2023-03-23 11:11:03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남일이나 다름 없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수성이 폐쇄적이고도 보수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선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크게는 빅파마로 가기 위해서, 작게는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ESG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21: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약'은 대부분 제품명으로 기억된다. 제약사가 '기업 이미지'로 소비자들 앞에 서는 경우가 흔치 않은 이유다. 유한양행 정도가 그나마 제약사 가운데 존경받는 기업으로 각인될 뿐이다. 중소형 제약사들이 기업 이미지에 대한 브랜딩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취약한 이유다.

'콜대원'이라는 히트상품으로 대박을 낸 대원제약이 중소형 제약사가 ESG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정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내수만을 영업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인지도 외 달리 기업 이미지를 신경 쓸 유인이 없었다.

그랬던 대원제약도 변화의 조짐은 보인다.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소극적으로나마 ESG를 키워드로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다.

◇KCGS 'B' 평가, 환경 D '낙제점'…사내이사는 전원 '오너일가'

한국지배구조연구원(KCGS)에서 평가한 대원제약의 ESG 등급은 B다. S부터 D등급까지 총 7개 단계 가운데 하위 세번째다. ESG '취약군'으로 분류되는 등급이다. 세부적으로는 환경이 D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사회는 B, 지배구조는 B+등급을 획득했다. 대체적으로 중하위권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평가기관 S&P가 측정한 대원제약의 ESG 등급은 100점 만점에 10점이다. 해외사업이 전무하다시피 한 대원제약이 글로벌 ESG 평가가 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피델리티펀드가 9.95%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대원제약은 그간 공식적으로 ESG를 화두로 꺼낸 적은 없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환경 및 사회문제에 관심갖고 있다는 정도의 시그널을 시장에 보여줄 뿐이다. 예를들어 '아름다운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며 소외계층을 돕고 이는 곧 탄소 배출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선뵈는 방식이었다. ESG 등급을 개선하기 위한 구심점을 만들거나 정보를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건 없었다.

환경부문에서 D등급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원제약은 환경정보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게 거의 전무하다. 사업보고서에 폐합성수지 재활용 규모 정도를 제공하는 게 전부다. 정보의 투명성이 환경평가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태가 유지되는 한 등급 상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회부문에서는 몇가지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 대원제약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회공헌활동은 최근 2년간 약 9건이다. 자사제품을 저소득층 등에 기부하는 정도의 활동에 주가 된다.

기부금은 작년 기준 4억6000만원이다. 전년도 5억원 대비 줄었다. 특히 회사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기업의 평판 이미지를 좌우하는 분쟁이나 범법행위 등도 사회부문 평가에 반영된다. 대원제약은 GSK 등 타 제약사나 정부기관을 상대로 제품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 게 수면 위로 드러난 갈등의 대부분이다. 2021년 2월 세무조사에서 51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추징받았다는 것 정도가 눈에 띈다.

지배구조 부문은 환경 및 사회부문보다 높은 B+를 받고 있다.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사회는 사내 및 사외이사가 각각 3인씩 균형을 맞추고 있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요구되는 과반 사외이사 전열은 갖추고 있지 않다. 다만 사내이사 3인이 전원 오너일가라는 건 이사회 진화의 한계점으로 꼽힌다. 이사회 의장도 역시 오너인 백승호 대표이사 회장이 겸직한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설치하고 있지 않다.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며 사외이사에게 감사권을 부여하며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점 정도가 눈에 띈다.

◇후계자 경영 전면 등장하며 ESG 고민, 전 부서 팀장급 TF팀 참여

하지만 대원제약도 달라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ESG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공식적인 화두로 단 한번도 꺼낸 적 없던 ESG를 보도자료를 통해 미미하게나마 공개했다. 특히 ESG를 화두로 꺼낸 대상을 오너 3세로 특정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 1월 대원제약이 배포한 '환경·안전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증 획득' 보도자료에 ESG라는 말이 등장한다. 백인환 사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ESG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향남공장과 진천공장의 ISO 14001·45001 동시 인증 획득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말한 공식멘트를 공개했다.

백 사장은 오너 3세로 작년 말 마케팅 전무에서 경영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백 회장의 장남으로 후계자로 성장하고 있다. 백 회장의 동생인 백승열 부회장의 장남 백인영 이사도 마케팅 및 신사업 등의 부문에서 활약하며 역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후계자인 오너가 직접 ESG를 챙기고 있는 데 따라 과거 대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백 사장이 승진한 작년 말 관련 TF팀이 만들어진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전략기획실 산하에 ESG TF팀에는 전 부서의 팀장급 인력이 구성원으로 10여명으로 구성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ESG TF팀은 정식부서는 아니지만 관련 노력을 전사적으로 기울이자는 판단으로 작년 말 구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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