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인사 코드]부산은행, 신규 임원 중 행장과 동문 '0명'②옅어진 학벌주의, 특정 학교 독주 차단…수도권·상고 출신에게 기회
최필우 기자공개 2023-06-21 07:20:07
[편집자주]
지방금융은 계파·학벌·연고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에 여념이 없다. 지방지주가 CEO 승계와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한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방은행은 인사로 조직 문화를 혁신하려 하고 있다. 지방지주의 전신이고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창구인 지방은행에 그룹 개혁 성패가 달려 있다. 더벨은 지방은행 인사 체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4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 내에서는 전통적으로 부산상업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가 양대 학맥으로 꼽힌다. 부산상고 또는 동아대 출신 행장이 취임해 동문을 중용하는 관행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은 회장과 행장을 동시에 배출한 부산대학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방성빈 부산은행장은 올해 취임 후 첫 인사에서 관행을 탈피했다. 방 행장의 출신 학교인 동아대를 졸업한 신규 임원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등 비부산 지역 대학교 출신과 상고 출신 인사들을 골고루 중용하며 학벌주의를 완화했다.
◇'동아대 3·부산상고 3·부산대 4' 균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은행 임원진 20명 중 8명은 올해 새로 취임했다. 방 행장 취임과 그의 인사권 행사로 인한 변화다. 이중 동아대 출신은 방 행장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 행장이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임원으로 기용한 동문이 1명도 없었던 것이다.

동아대 출신 임원은 전임 행장 임기 중이었던 지난해와 같다. 지난해 동아대 출신 임원은 3명이었다. 올해는 행장을 포함해 3명이다. 행장 인사로 임명된 동아대 동문 임원 숫자는 1명 줄어든 셈이다.
신임 행장이 인사에서 모교 출신 임원을 배제하는 건 이례적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 후 부산은행장을 지낸 이장호 전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산상고,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동아대 출신을 기용했다. 비주류인 경성대 출신으로 계파를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빈 회장 때도 임원이 된 동문은 1명 있었다.
안감찬 전 행장 임기에는 동문인 임원들이 약진하는 현상이 더 강했다. 지난해에는 임원진 23명 중 7명이 부산대 출신이었다. 전체 임원의 3분의 1 가량이 부산대 졸업자로 구성됐다. 인사 당시 행장 뿐만 아니라 지주 회장이 부산대 출신이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행 안팎의 중론이다.
방 행장이 학벌주의 관행을 답습하지 않으면서 임원진 내 주요 학맥은 균형을 이뤘다. 동아대 3명, 부산상고 3명, 부산대 4명이다. 인사를 하면서 주요 대학 출신 임원 수를 제한하지는 않았겠지만 특정 학벌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임원수 감소에도 출신 대학 수는 증가
올해 인사에선 수도권 대학 출신 임원들이 기회를 얻었다. 방 행장이 임명한 임원 7명 중 안수일 상무(국민대학교), 박영준 상무(성균관대학교), 김진한 상무(인하대학교) 등 3명이 수도권 소재 대학을 나왔다. 세 임원의 합류로 수도권 대학 출신은 5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4명에서 1명 늘었고 임원진 내 비중도 높아졌다.
상고 출신도 다수 합류했다. 김영규 상무는 부산상고, 윤영지 상무와 이영환 상무는 경남상고를 졸업했다. 기존 부상상고 출신 임원 2명을 포함하면 상고 출신은 총 5명이다. 지난해 3명이었던 것에 비해 2명 늘었다. 경남상고 출신이 임원진에 합류한 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학벌주의가 완화되면서 출신 대학 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었다. 임원 수가 23명에서 올해 20명으로 3명 감소했음에도 출신 대학 수는 더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9개 대학 출신 임원들이 임원진에 포진했다. 올해 임원진은 11개 대학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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