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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3색 효성의 길]'불황에도 투자' 효성티앤씨 결단 빛보나⑤자본적지출(CAPEX)로 4158억원...원가 경쟁력 높이고 수요 대응 능력도 향상

이호준 기자공개 2023-06-29 07:20:17

[편집자주]

대기업 계열사일수록 화려한 전적 혹은 반전 하나쯤은 갖고 있다. 비록 지금은 여러 이유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렸을지라도 '옛날에는 잘 나갔지'라는 인식만큼은 확실히 남긴 곳이 있다. 반대로 위상 변화를 쉽게 상상할 수 없던 계열사지만 오늘날 '에이스'로 성장한 곳들도 꽤 있다. 효성그룹 '소재 3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캐시카우로 이름을 날렸던 효성화학은 올 1분기 452억원의 적자를 냈고 방향타 정도였던 티앤씨·첨단소재는 시장 점유율·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흘러갈까. 또 다른 변곡점을 맞고 있는 효성그룹 3사의 길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확산 이후 천당과 지옥을 오간 효성티앤씨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0분의 1 토막난 상황에서도 단행했던 증설이 업황 회복에 따라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면서다. 가장 큰 걸림돌이던 중국 업체들의 스판덱스 수출량과 원료 가격 등이 하락세에 접어든 점도 호실적을 뒷받침해 줄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자본적지출(CAEPX)로 약 4158억원을 썼다. 2018년 사업분할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2월과 5월 각각 터키 내 신규 공장 부지를 매입한 것과, 베트남 내 스판덱스 원료인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증설 등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닝샤(Ningxia) 스판덱스 생산설비 역시 1억1200만달러를 들여 증설에 나섰다.

당시의 결정은 다소 무모해 보였다. 지난해 연결 기준 효성티앤씨 당기순이익은 191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21년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자랑했던 때의 50분의 1로 쪼그라 든 셈이다. 업계에선 레깅스의 소재인 스판덱스 수요가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과정에서 살아나지 못하자 당기순이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의 생산능력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5%가 중국에 몰려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20%가 넘는다. 하지만 락다운(봉쇄)으로 스판덱스 제품 자체가 시장에 원활히 풀리지 않은 데다 수요 마저 주춤하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즉 순수하게 이익을 남길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투자는 늘렸던 것이다.

중국 저장성 내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공장

효성티앤씨의 대규모 투자는 미래에 건 과감한 베팅이었다는 분석이다. 대외 환경이 완전히 비우호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오히려 업사이클(호황)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금이 배정된 PTMG, 스판덱스 생산설비 증설 등은 코로나 이후 원가 경쟁력 제고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전도 이미 시작됐다. 올 들어 효성티앤씨가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인도 시장 내 의복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시장 역시 락다운 해제로 최근 스판덱스 공장 가동률이 80%까지 회복된 상태다. 이에 반해 중국 업체들의 스판덱스 수출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수익성을 회복할 적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4분기 약 5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스판덱스(PTMG 포함) 사업은 올 1분기 흑자전환(540억원)에 성공했다. 지난해 단행한 증설도 올 하반기엔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 남은 3분기 동안 2021년 후 최대 분기 수익이 점쳐진다. 증권업계에서 추산한 올해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4550억원, 2643억원 수준이다.

단위: 백만원, 사업보고서

금상첨화로 스판덱스의 주재료인 부탄다이올(BDO) 가격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톤(t)당 4000~5000달러 선이던 BDO 가격은 지난해 이후 1000달러 중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재료 생산시설 확충에 힘을 쏟았던 효성티앤씨 입장에선 이러한 가격 흐름이 쾌재가 아닐 수 없다.

긍정적인 대외환경들로 인해 효성티앤씨의 시가총액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예컨대 이달 27일 효성티앤씨의 시가총액은 1조78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5100억원)보다 2700억원 올랐고 올해 초(1조4250억원)보다는 3600억원 상승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스판덱스 순수출량이 감소해 글로벌 시장에서 스판덱스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효성티앤씨로서는 지난해 단행한 증설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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