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인사 코드]제주은행, 신한은행 출신 몫 '디지털 임원' 할당②디지털 조직 경험자 2명 배치, 양행 시너지 차원…영업 총괄은 번갈아 임명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1 07:28:02
[편집자주]
지방금융은 계파·학벌·연고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에 여념이 없다. 지방지주가 CEO 승계와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한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방은행은 인사로 조직 문화를 혁신하려 하고 있다. 지방지주의 전신이고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창구인 지방은행에 그룹 개혁 성패가 달려 있다. 더벨은 지방은행 인사 체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은행은 임원진 주요 보직을 신한은행 출신 인사들에게 할당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제주은행 인수 초반 신한은행 영업통을 이동시켰으나 최근엔 디지털 특화 인력에게 주요 보직을 맡기고 있다. 제주은행이 신한금융의 디지털 강화 정책에 따르도록 하는 인사 패턴이다.영업을 총괄하는 영업추진본부장 자리에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 출신이 번갈아 기용되고 있다. 지역 특수성을 감안하되 그룹 차원의 영업 전략과 통일감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2010년대 '영업통'→2020년대 '디지털 전문가' 배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은행은 신한은행 출신 미등기 임원을 2명 기용하고 있다. 행장을 포함하면 임원진 내 신한은행 출신이 총 3명이다. 2010년대만 해도 2명의 신한은행 출신 임원을 뒀으나 2020년대 들어 3명으로 1명 늘었다.
권준석 부행장과 안종길 상무가 신한은행 출신이다. 이들은 신한금융에서 디지털 비즈니스 관련 경력을 쌓았다. 권 부행장은 신한은행 디지털뱅킹부장, 디지털운용부장, 디지털채널본부 팀장, 신한금융지주 디지털기획팀 본부장을 지냈다. 안 상무는 신한은행 금융개발부 팀장,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팀장대우, 신한은행 정보개발부 부장을 거쳤다. 행장을 제외하면 신한은행 출신 임원은 디지털 전문가로만 구성돼 있다.
디지털 특화 임원을 2명 배치하는 건 2020년대 들어서 나타난 변화다. 2010년대에는 영업 조직을 운영하는 데 특화된 신한은행 임원들이 제주은행에 배치됐다. 2010년 취임한 서승교 전 부행장은 신한은행 서부영업본부장, 2013년 취임한 윤혁동 전 부행장은 신한은행 인천본부 영업추진본부장, 2016년 취임한 박호기 전 부행장은 신한은행 대구경북본부장 출신이다. 2018년 지철수 전 상무는 신한은행에서 일산역지점장을 하다 제주은행으로 이동했다.
2020년 취임한 임준효 전 부행장과 최병규 전 상무부터 경력에 차이가 있었다. 임준효 부행장은 신한은행에서 써니뱅크(Sunny Bank)사업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써니뱅크는 당시 시중은행 사이에서 유행하던 모바일뱅크의 일종이다. 최 전 상무는 신한은행 스마트고객센터장, ICT본부장을 역임했다.
인력이 바뀌어도 디지털 분야를 신한은행 출신 몫으로 할당하는 인사 패턴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인력 교류는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금융그룹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JB금융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간 인력 교류 또는 겸직을 활성화하고 있다.
다만 신한금융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하나 씩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금융그룹과 차이가 있다. 신한금융은 제주은행이 지역에 특화된 영업 전략을 펼치기보다 신한은행과 시너지를 내도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의 영업 권역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디지털 전략 수립이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낫다는 판단이다.
◇영업추진본부장, 신한·제주 번갈아 기용
전사적인 영업 추진을 담당하는 임원은 현재 제주은행 출신 임원이 맡고 있다. 강종호 부행장이 영업추진본부를 이끈다. 강 부행장은 제주은행에서 2016년 영업부장, 2018년 영업추진부장을 거쳐 제주 지역 영업 사정에 밝다. 2019~2021년 준법감시인으로 이동했다가 지난해 영업추진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영업추진본부장 자리가 항상 제주에 연고가 있는 임원 몫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강 부행장의 전임자는 신한은행 출신 임준효 전 부행장이었다. 임 전 부행장은 전략기획부, 총부무, 지역본부와 영업추진본부 업무를 담당했다.
영업추진 담당 임원이 생긴 2016년 이후 제주은행 출신과 신한은행 출신이 번갈아 기용되는 인사 패턴이 자리 잡았다. 줄곧 제주은행에서 근무한 오광석 전 행장이 2016년 취임했고 2018년엔 신한은행 출신 박호기 전 부행장이 부임했다. 2019년 제주은행 측인 이경빈 전 부행장이 자리를 넘겨받는 식으로 인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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