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뷰티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중국에서 수백 개의 이니스프리 매장을 철수하면서 10여개 점포를 남겨두기로 했다. 황금기에 600개 넘던 매장을 정리하면서 점포를 남겨둔 이유가 있을까. 거대 시장 중국에 대한 기대와 미련이 남아 있을까.광활한 중국 영토에 오프라인 매장 10개가 일으킬 수 있는 매출은 제한적이다. 한한령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도 중국에서 사업을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흔적을 남겼다.
2010년대 중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에서 황금기를 구가했다.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했다. 중국의 명동으로 불리는 상하이 홍이광장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하루 2000명이 방문해 월 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였다.
서경배 회장은 중국 매출 고공행진을 발판 삼아 매출 12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달콤한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사드 배치 사태 이후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현지 화장품 기업의 부흥이 본격화되며 K-뷰티 대신 차이나 뷰티 열풍이 불었다.
LG생활건강, 클리오 등 경쟁사가 중국 점포를 대거 철수하는 와중에도 아모레퍼시픽은 매년 100개씩 매장을 열며 반등을 시도했다. 여러 시도에도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닥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결국 한국 로드숍 업체 중 가장 늦게 철수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만든 미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중국에 남긴 10여 개의 매장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을 벗어나면서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게 문을 열어둔 셈이다.
이 매장을 발판 삼아 재도약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아모레퍼시픽 중국법인은 최근 이니스프리 제품개발 담당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중국 전용 이니스프리 제품 개발과 론칭을 맡을 전문가를 찾는 중이다.
중국 오프라인 매장 철수와 동시에 신제품 출시를 위한 인력을 찾아 나선 셈이다. 주력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리브랜딩으로 다시 한번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미련이 담벼락 뚫는다'는 속담이 있다. 미련한 사람의 끈기가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시장에 대한 미련이 차이나 뷰티의 벽을 뚫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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