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점검]NH농협금융, 관치 논란 배경 상시관리 외부 후보 '0명'②외부 개입에 취약한 구조…'승계 기간' 짧고 '나이 규정' 부재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23 07:08:27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로 금융지주 CEO 장기 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건 금융 당국의 시선은 이제 차기 회장 선임으로 향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금융권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로 모범관행 수집에 한창이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모범 사례와 개선점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이석준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관치 금융 논란을 겪었다. 이 회장이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정관계 입김의 진위 여부를 떠나 합리적인 승계 프로세스 부재가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평이다.

NH농협금융은 상시 관리하는 외부 회장 후보를 단 1명도 두지 않고 있다. 승계 절차 개시를 앞두고 외부 영향력에 의해 특정 인물이 급부상할 수 있는 구조다. 승계 절차를 진행하는 기간이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짧고 회장 나이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것도 외부 입김을 차단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매년 내부 후보군 선정…이석준 회장 검증엔 '1달' 소요

NH농협금융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4일 기준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꾸린 CEO 후보는 총 17명이다. 17명 모두 내부 인사로 금융회사, 비금융회사, 공공기관 등 외부에서 선정해 추적, 관찰한 후보는 단 1명도 없었다.

*출처=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NH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해 11월 14일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내부 후보군을 확정했고 외부후보군은 확대하기로 의결했다. 이어 21일 46명의 롱리스트 후보를 선정했고 24일 1차 숏리스트 14명을, 28일 2차 숏리스트 7명을 추렸다.

12월 2일에는 3차 숏리스트를 4명으로 압축한 뒤 인터뷰 대상자를 이 회장으로 결정했다. 열흘 뒤인 10일 이 회장은 CEO 최종 후보자로 추천됐다. 이 회장을 검증하는 데 1달 가량이 소요된 셈이다.

임추위는 매년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정한다. 후보군에 속한 인물들을 검증할 시간이 최소 1년 이상 주어지는 것이다. 다만 NH농협금융 임추위는 1년 이상 관리한 후보들보다 1달 간 검증한 이 회장이 NH농협금융을 이끌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최소 2년 간 그룹을 이끌어야 할 CEO를 선정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1달은 지나치게 짧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 때문에 임추위가 진행한 승계 프로그램 외적인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구심이 불거진 것이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승계 기간 '40일' 불과…'만 70세 룰' 없어

NH농협금융의 승계 기간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짧은 것도 철저한 검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NH농협금융은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40일 전에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짧은 기간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회장 임기 만료 2달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전에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데 보통 회장의 임기 만료일인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는 50일 이상의 승계 기간이 부여된다.

NH농협금융은 금융권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CEO 나이 제한 규정도 두지 않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만 70세 룰'을 둬 지주 회장의 나이를 제한한다. 이 규정은 이른바 관료 출신 '올드보이' 인사 가능성을 낮추는 장치로 기능한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모범관행 TF에서 승계 절차를 어느 정도 기간으로 해야할지 논의 중"라며 "임기 만료 시점을 넉넉히 남겨두고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꼼꼼한 후보 검증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