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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실체없는 매각설 그리고 경영구도의 변화 매각설 시점 기술핵심 CTO 퇴사, 이사회 '재무·투자' 인력 장악…주가 두배 상승

최은진 기자공개 2023-10-10 12:51:1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09: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이은 매각설. 알테오젠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은 결국 그들이 가진 기술력에 기인한다. 오리온그룹에 이어 글로벌 빅파마 머크(MSD)까지 노리고 있다는 얘기는 풍문인지 진짜인지도 실체가 분명치 않지만 알테오젠의 몸값을 높이는 재료가 됐다.

알테오젠이 가진 소위 '대단한' 기술력이 실체 없는 시나리오까지 양산케 했지만 정작 이를 떠받들 인력은 이탈했다는 데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 몸값이 급등하는 사이 알테오젠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조용히 바뀌었다. 그의 빈자리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채웠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알테오젠 'ALT-B4' 플랫폼 기대감으로 풍문 난무, 회사는 노코멘트 일관

알테오젠을 둘러싼 매각설이 시장에 돈 건 대략 4월경으로 거슬러 올러간다. 창업주 박순재 대표가 아내 정혜신 사장과 함께 창업했지만 자녀 세대로 상속이나 증여할 의사가 없었다.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고자 했던 박 대표의 염원이 괜찮은 파트너사 물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회자됐다.

실제로 이 즈음부터 오리온그룹과 알테오젠은 인수합병(M&A) 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알테오젠의 매각을 연결하는 브로커가 있었고 그가 오리온그룹에 소개하며 이뤄졌다. 바이오 사업 총괄 책임자인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직접 테이블에 앉아 박 대표와 논의했지만 최종적으로 6월 깨졌다.

그리고 석달 뒤 이번엔 빅파마 MSD와의 M&A설이 흘러나왔고 언론 보도까지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는 실체도 없고 경과도 따질 수 없는 그야말로 떠도는 소문일 뿐이라며 아예 조회공시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 사이 주가가 무려 150% 올랐다. 3만원대였던 주가가 8만원대로 뛴 셈이다.

MSD가 알테오젠을 인수할거란 풍문의 핵심은 양사가 거래한 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때문이다. 알테오젠의 ALT-B4는 IV 제형의 약물을 SC 제형으로 약물전달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 피하의 투여시간이 IV 제형은 30분~2시간이지만 SC 제형은 약 7분 정도로 줄여준다. 2020년 양사가 맺은 비독점 계약을 독점화 하기 위해 M&A가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유일한 경쟁사로 글로벌 1위 할로자임이 있지만 특허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알테오젠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는 데 주목되기도 한다. 알테오젠의 SC 제형 플랫폼 특허는 오는 2040년까지다.

키트루다를 비롯한 블록버스터 약물들이 편의성은 물론 특허 전략 등을 고려할 때 알테오젠이 보유한 기술은 탐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시장의 풍문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말들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는 알테오젠의 노코멘트 전략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는 평가다.

◇핵심연구인력 이승주 부사장 퇴사, 기술·재무 이사회 균형 무너져

실체야 어떻든 알테오젠이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핵심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아직 상업화 한 게 없지만 글로벌 플레이어인 할로자임을 능가할 콘텐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환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국내 바이오텍들은 유사 글로벌 회사를 벤치마크하거나 따라가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알테오젠은 그들을 압도할 무기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이 알테오젠의 기술에 대해 환호하는 사이 내부적으로는 미묘한 인력 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기술을 총괄하는 CTO가 매각이 진행되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퇴사했기 때문이다.

알테오젠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CTO이자 사내이사였던 이승주 부사장은 퇴임했다. 시점은 정기주주총회가 이뤄진 올해 3월 말이었다. 그의 빈자리는 새로운 사내이사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향연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 전 부사장은 핵심 연구인력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핵심 연구인력은 창업주인 박 대표와 그의 아내 정 사장, 이 전 부사장 그리고 전무 및 이사급 박사들이 등재되던 상황이다.


이 전 부사장은 창업주이자 기술개발의 주축이었던 박 대표의 아내 정 사장이 사내이사를 사임하면서 선임된 인물이다. 2018년 입사해 2021년 사내이사가 됐다. 박 대표와 이 전 부사장 그리고 CFO인 강상우 전 전무 셋이 이사회를 꾸렸다. 기술과 자금, 나름의 균형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이 전 부사장은 퇴임하고 그의 바통은 새로운 연구소장으로 영입한 문승기 전무가 이어받았다. 서강대 생명과학 학사, 서울대 생물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셀로스바이오텍 개발본부장, 종근당 바이오의약실 이사, 한일합섬 중앙연구소 등을 거쳐 올해 알테오젠으로 입사했다.

박 대표는 더벨과의 연락에서 이 같은 인력변화에 대해 "CTO 퇴사한 거 맞고 그 빈자리는 충원을 통해 메웠다"며 "여러명이 그 역할을 할거다"고 말했다.

CTO가 퇴사했다는 것 말고도 주목할 건 또 있다. 사내이사 구성원이 자금 및 투자, M&A 등에 쏠려 있다는 데 있다. 박 대표와 김 부사장, 강 전무 셋이다. 강 전무는 작년까지만 해도 CFO를 하다가 경영지원본부장이 됐지만 역시 그의 백그라운드는 투자 및 M&A 등 자금이다. 올 초 영입한 김 부사장은 공인 회계사로 회계법인과 GS어소시에이츠 등에서 투자총괄을 맡던 인물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기술을 총괄하는 임원이 퇴사하고 재무 및 투자 인력으로 구심점이 넘어가면서 시장에선 오히려 알테오젠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알테오젠에 대한 각종 풍문 등이 시장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된 계기 역시 인력 구성에서 찾는 시각이 나오기도 한다.

이제 공은 알테오젠이 이달 말에 진행할 주주간담회로 넘어갔다. 이 같은 시장의 풍문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0월 25일 오후 3시 반부터 여의도에서 주주간담회를 연다.

업계 관계자는 "분명한 성과가 아닌 불확실한 말들과 가정, 그리고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를 띄우고 있다"며 "여전히 머크 매각설은 드러난 게 없지만 주가는 급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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