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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CEO]동인기연, 비교불가 'ODM' 경쟁력…자체브랜드 '박차'정인수 대표 “기술력·개발력으로 고객사와 공고한 파트너십…대외 환경도 긍정적”

최윤신 기자공개 2023-11-01 07:07:5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0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엔드 제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하이엔드는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우리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제안하면 하이엔드 브랜드는 가격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동인기연이 다른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보다 마진이 좋은 이유입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둔 아웃도어 용품 전문기업 동인기연 정인수 대표이사(사진)의 말이다. 그는 동인기연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아웃도어 용품 개발·생산에 있어 회사가 가진 전문성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다. 정 대표는 국내는 물론 세계를 통틀어 동인기연과 1:1로 비교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강조했다.

동인기연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간 쌓아온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장단기 성장전략을 통해 ODM을 넘어 최고 품질의 브랜드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초석을 놓겠다는 포부다.


◇ 하이엔드 브랜드와 장기 파트너십 비결은

동인기연은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등 아웃도어 업계 최정상 브랜드의 가방을 만드는 ODM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알루미늄 반제품을 직접 생산해 가공할 수 있는 핵심 기술력, 구조를 역제안하는 개발능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30년을 함께 한 브랜드도 있고, 10년 이상 협업해온 브랜드도 다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코토팍시 등의 브랜드가 내놓는 하이테크팩·일반팩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전세계 암벽등반 하네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블랙 다이아몬드의 하네스 제품을 전량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고객사들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오래 가져갈 수 있는 비결은 ‘실력’이다. 동인기연의 개발력과 알루미늄 가공 기술은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하이엔드 아웃도어 용품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야 하는 디테일한 요구사항이 많다”며 “특히 동인기연은 알루미늄 자체 생산·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과 양산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동인기연은 알루미늄을 자체 가공해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지고 있어 알루미늄 프레임을 아웃소싱해야 하는 다른 의류 ODM회사와 차별화된다. 최근에는 고강도 알루미늄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DIA POLE이라는 이름의 폴대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동인기연이 생산한 초고급 백팩의 디테일을 설명하며 “다른 ODM 기업에서 이정도의 제품을 만들려면 겨우 샘플을 하나 만들 순 있어도 이런 퀄리티로 양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상당수 파트너 브랜드가 다른 ODM 회사와 협업을 시도했지만, 품질 등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동인기연을 찾아왔다고 한다. 정 대표는 “바이어들이 동인기연이 제시하는 견적가가 높지만 소비자 클레임과 관리비 등을 고려한 최종비용은 오히려 낮다고 말한다”며 “그게 하이엔드 브랜드가 동인기연을 찾는 이유이고 장기간의 파트너십이 유지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강조하는 또 다른 강점은 개발 능력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동인기연이 유명세를 타게된 계기도 카멜백과의 협업이었다. 동인기연은 미국 카멜백에 3차원 형태의 하이드레이션 백(물을 넣어 빨대로 마실 수 있는 배낭) 구조를 제안했는데, 이 제품이 흥행하며 글로벌 배낭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카멜백으로부터 의뢰받은 미군용 배낭을 수년간 제작하며 회사의 외연도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코토팍시(Cotopaxi) 브랜드와의 협업이 동인기연의 경쟁력을 잘 보여준다. 동인기연은 생산법인에서 남은 자투리 원단등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신설해서 코토팍시에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코토팍시의 백팩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코토팍시의 브랜드가 크게 성장했음은 물론, 동인기연과의 파트너십은 더 공고해졌다.

정 대표는 동인기연과 브랜드의 파트너십이 갑을 관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객사의 브랜드와 협업내용을 공개하지 못하는 통상적인 ODM 업체와 달리 동인기연이 공공연히 협업 내용을 밝힐 수 있는 건 이런 파트너십에서 기인한다.

그는 “동인기연은 경량화를 비롯해 기술적으로 제품을 개선시켜줄 수 있는 포인트를 고객에게 제시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크리에이션(창조)해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다른 ODM 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이 여기서 기인한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 일시적 실적 이슈는 이미 극복… 고성장 자신

정 대표는 동인기연의 성장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동인기연은 지난 2022년 매출 250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2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약 17%에 달한다. 코로나 시기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에서도 오히려 투자를 더 이어가 생산능력을 확충한 결과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코로나로 위기가 있었지만 신뢰를 최우선으로 한 경영 방침으로 고객사·공급사와 관계를 더 돈독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IPO를 목전에 둔 올 상반기에 매출이 1092억원으로 성장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물류 적체 해소에 따른 일시적인 재고 조정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2021~2022년 미국 항구의 하역인력 부족 등으로 바다에 떠있던 완제품들이 올 상반기에 한두달 사이에 입하됐고, 고객사들의 재고수량이 늘어나게 됐다. 이로 인해 생산량도 조정이 불가피 했다. 이는 동인기연 뿐 아니라 수출 중심 제조기업 대부분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일이다.

다만 이미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세를 기록하게 될 것이란 게 정 대표의 예상이다. 그는 “올해 10월에는 공장 가동률이 100%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시적인 이슈는 이미 끝났고 내년부터는 이전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외적인 여건도 동인기연에 긍정적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이며 생산라인의 탈중국화가 이뤄지고 있다. 필리핀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동인기연은 이런 상황에서 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 대표는 “중국에서 생산되던 골프백 오더를 유치하는 등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며 “필리핀의 임금상승률은 베트남 등 주요제조업 집중지보다 낮아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자체브랜드 사업 개화한다

동인기연은 성장을 가속화할 사업으로 자체 브랜드 사업도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아기용품 브랜드인 포브를 론칭했다. 아기띠와 카시트, 기저귀가방 등의 제품이 주력이다. 이번 공모로 모으는 자금 상당부분을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자체브랜드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더 다양한 영역으로 자체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스(INSOOTH)를 시작으로 학생용가방 브랜드 디나이언트(DINAIENT), 애견용품 브랜드 젠틀우프(GENTLWUFF)도 론칭하며 브랜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2.8%에 불과하던 자사브랜드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말 5.6%로 두배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OEM·ODM 사업의 매출 부진으로 비중이 7.5%까지 커졌다.

특히 주목할만한 성과는 미국에서 나타났다. 미국 법인이자 브랜드인 웨이비(WAYB)는 미국 시장에서 유아용 카시트 사업으로 빠른 성장을 기록 중이다. 미국 시장의 니즈를 분석해 내놓은 경량 카시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 대표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테스트를 모두 패스했고,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고 영업흑자로 전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웨이비는 별도의 유통채널을 거치지 않고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판매(DTC)하는 비중이 높은데, 이 때문에 이익률도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유니크함을 추구할 것을 강조해 왔다”며 “그간 우리가 개발해왔던 것들이 결실을 맺고 있으며, 새로운 영역에서의 기회가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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