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Peer Match Up/SBI vs OK]오너십 vs 자율성…지분 구조가 가른 경영 성향②전문경영인 체제는 동일…최윤 OK금융 회장, 영향력 '확고'

이기욱 기자공개 2023-12-05 07:19:2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07: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경영체제는 표면적으로 동일하다. 둘 모두 전문경영인을 따로 두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켜 놓고 있다. 장수 CEO가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실제 경영 성향에는 차이가 있다. 지분 구조로부터 발생한 차이로 해석된다. OK저축은행은 사실상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개인 회사다. 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그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놓여 있다.

반면 SBI저축은행의 주인은 일본 SBI홀딩스다. SBI홀딩스는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SBI저축은행에 대한 관여도를 줄여나가는 중이다. 현재 재무 부문을 제외한 경영진들을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하며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자율성 확대…장수 CEO 이후 세대 교체

SBI저축은행이 현재의 경영체제를 갖추기 시작한 때는 2013년이다. 당시 SBI홀딩스가 관계사 △SBI BF △SBI IF △SBI CF △SBI파이낸스코리아 등을 통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했고 현재까지 동일한 지분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SBI홀딩스는 인수 이후 SBI저축은행에 일본인 인사를 다수 배치했다. 부실 사태에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진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인사들에게 경영을 맡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013년말 기준 10명의 임원(상무 이상) 중 일본인의 수는 4명이었다. 대표이사에는 KPMG 이사, 현대증권 IB본부장 등을 역임했던 김종욱 전 유진그룹 재무담당 사장을 영입했지만 심사그룹, 부동산금융관리그룹, 경영전략그룹 등 핵심 그룹의 책임자는 모두 일본인들로 채웠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이듬해 상임 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Takahashi Yoshimi 이사회 의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만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부동산금융을 담당했던 Shimizu Kotaro 상무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리스크관리와 재무 부문만을 일본인이 책임지는 구조로 변화했다.

2015년에는 일본인 경영진의 수를 더욱 줄였다. 재무와 리스크 두 부문을 재무리스크관리본부로 합치고 Katsuchi Hideyuki 전무에게 해당 업무를 맡겼다.

2015년은 장수 CEO 시대가 시작된 시기기도 하다. 임진구 전 대표는 2015년 처음 선임된 이후 지난해까지 약 8년동안 SBI저축은행을 이끌었다. 2016년 각자 대표로 선임된 정진문 대표도 지난해까지 7년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두 CEO의 긴 임기는 SBI저축은행 한국 경영진에 대한 주주 측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 전 대표와 정 전 대표는 각각 IB부문과 리테일부문을 맡아 SBI저축은행을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올해 초 김문석 대표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경영 체제 큰 틀에는 변화가 없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재무 담당 임원만이 일본인으로 채워져 있으며 내부 출신 인사들이 임원으로 중용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2014년부터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인수 초기 최 회장이 대표 겸임…정길호 대표 체제 8년 지속

OK저축은행도 장수 CEO 체제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 정길호 현 OK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OK저축은행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8년여 동안 경영을 맡아온 만큼 OK저축은행 안팎으로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가 OK저축은행 경영의 모든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지분 구조상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OK홀딩스대부와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각각 98%, 2%의 지분을 갖고 있다. OK홀딩스대부는 우리사주(2.56%)를 제외한 모든 주식을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OK홀딩스대부와 OK저축은행 등 모두 사실상 최 회장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최 회장은 OK저축은행 인수 초기에 직접 OK저축은행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14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2년동안 OK저축은행의 시장 안착을 이끌었다. 그 다음 정 대표에게 CEO직을 물려줬다. 당시 OK캐피탈(옛 씨티그룹캐피탈)을 새로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며 그룹 차원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이후에도 최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서 OK저축은행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2018년이 돼서야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그 이후에도 최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 대표 역시 최 회장이 직접 영입해온 인물이다. 최 회장은 OK저축은행 인수 이전인 2010년 정 대표를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과거 휴먼컨설팅그룹(HCG) 부사장으로 있을 때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최 회장과 첫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현재 그룹 내에서 부사장 직급에 해당한다. 최 회장, 김인환 부회장(OK캐피탈 대표)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아래 OK저축은행은 그룹 차원 사업에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단순 순익 기여뿐만 아니라 계열사 경영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OK홀딩스대부 외 특수관계자들과의 거래에서 1415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특수관계자 거래 수익 162억원보다 약 9배 많은 수치다.

지난해 5월에는 OK캐피탈의 토지담보대출 채권 120억원을 매수하며 유동화에 도움을 줬다. JB금융지주 지분(9.71%) 및 DGB금융지주 지분 매입(7.53%) 등 그룹 전체의 재무 전략 실행에도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