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진격의 쿠팡]갈수록 넓어지는 전쟁터…선두 격차 유지 전략은②중국 플랫폼·자사몰 공세 '격화' 전망, 공격투자 지속으로 경쟁력 차별화

서지민 기자공개 2023-12-21 07:11:30

[편집자주]

쿠팡이 로켓배송 출시 10년만에 유통업계 왕좌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전통적 유통 공룡들의 매출을 넘어섰다. 하지만 쿠팡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더 먼 미래를 보고 있다. 수 조원을 투입해 완성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쿠팡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0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 업계에 전운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쿠팡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규모 인사개편으로 전열을 정비한 기존 유통 대기업의 플랫폼이나 제조사들이 이커머스 업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힘을 싣고 있는 자사몰도 눈길을 끈다.

쿠팡은 성장 가속화로 후발 주자들의 공세에 대응한다. 개선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 오픈마켓에 풀필먼트 서비스 적용을 시작했고, 유료 멤버십 혜택 강화와 대만 사업 확대에도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한국 공략 본격화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 물류센터 설립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통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전세계 72시간 내 배송을 원칙으로 삼고 2018년 중국 외 국가로 물류센터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벨기에, 폴란드, 러시아 등에 30여개 물류센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연말 한국 전용 고객센터 운영을 시작했고, 쇼핑앱 테무는 올해 7월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금리 및 물가 상승으로 가성비 선호 현상이 짙어진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그동안 이들이 쿠팡의 경쟁상대로 지목되지 못한 건 긴 배송기간이라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초 CJ대한통운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10일가량 소요되던 배송 기간을 3~5일로 줄였지만 '로켓배송'으로 알려진 쿠팡의 배송 속도를 따라잡진 못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물류센터 설립으로 배송 경쟁력을 키운다면 배송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쿠팡에 대항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부상하게 된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중국에서 상품을 직접 매입해 가격 면에서는 쿠팡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국내 유통 대기업들의 플랫폼도 재도전에 속도를 낸다. 롯데그룹의 롯데ON과 신세계그룹의 쓱닷컴(SSG닷컴)은 모두 2024년도 그룹 정기인사에서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특히 SSG닷컴은 최근 잠정 보류했던 기업공개(IPO) 논의를 다시 시작해 시장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조업체의 자사몰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쿠팡과 CJ제일제당 간 갈등이 고조되며 결국 납품을 중단한 사건을 시작으로 쿠팡과 제조사와의 힘겨루기가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식품사들을 중심으로 납품 협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몰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식이 커지는 추세다.

◇투자기조 유지해 '성장세 가속', 개선된 현금창출력이 뒷받침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달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플랫폼과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쿠팡의 매출과 사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며 "이는 최고의 비용으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누구보다도 많은 투자를 한 결과"라고 답했다.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쿠팡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1분기 1억700만달러, 2분기 1억4800만달러로 증가하다가 3분기 8700만달러로 급감했다.


주력사업인 제품상거래(Product Commerce)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7% 증가했으나 신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에서 적자 폭이 4배가량 커졌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유료 멤버십 혜택 강화와 대만 시장 공략을 위해 자금 투입을 늘린 결과다.

대규모 투자는 쿠팡이 출범 때부터 유지한 전략이다. 다만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크게 개선된 현금흐름이다. 3분기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7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배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2억2200만달러 순유출에서 5억3600만달러 유입으로 전환됐다.

순이익 증가와 운전자본 조정 효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부터 납품업체 정산 주기를 60일로 열흘 늘린 것도 현금흐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매달 거래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대금 지급을 늦춰 수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수익성을 견인하는 제품상거래 사업은 일찍이 진행한 대규모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상태다. 향후에도 현금창출력 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쇼핑커머스 부문 조정 EBITDA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