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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 핵심전략, 2000억 실탄으로 '패키지딜'" 이성훈 DSC인베 이사 "첫 대펀 역할 부담감 막중, '재무적 수치' 투자기업 판단 주요수단"

이기정 기자공개 2023-12-26 08:02:2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수 시장 위축에 펀드 만기를 앞두고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캐피탈(VC)이 늘어나고 있다. DSC인베스트먼트가 대규모 세컨더리펀드 결성에 나선 이유는 이같은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유망 기업들의 성장을 지속 지원하기 위함이다. 많은 하우스들의 적극적인 구주매각 제안을 기다리겠다."

지난 20일 서울시 성동구 DSC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이성훈 이사(사진)는 'DSC세컨더리패키지인수펀드제1호'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 VC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DSC인베스트먼트는 22일 203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펀드 결성총회를 진행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LP(출자자)를 확보해 2500억원까지 펀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IPO팀 출신, 컨슈머 투자 전문가로 성장

1984년생인 이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2009년 한국투자증권 IPO(기업공개)팀에 합류해 경험을 쌓은 후 2013년 DSC인베스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현재 컨슈머 분야를 담당하는 투자3본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에 다니면서 다양한 딜 경험을 축적해 실무 지식을 익힐 수 있었다"며 "기업을 상장까지 이끈 대표들을 만나며 이들의 발전 과정을 직접 옆에서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한국투자증권 IPO팀에서 먼저 DSC인베스트먼트로 이직했던 이경호 상무의 권유로 입사 면접을 볼 수 있었다"며 "다행스럽게 회사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주면서 이직을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입사 초기 이 이사는 회사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에 강점을 가진 하우스였는데 그는 주로 IPO 단계의 딜을 담당해서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랐다.

이 이사는 "이직 준비 과정이 길지 않았고 증권사 IPO 실무자의 특성 탓인지 재무적 성과보다는 사람과 기술 위주로 판단해야 하는 초기 투자에 잘 적응을 못했다"며 "다만 경영진 및 주변 선배들의 조언과 실제 투자 성공사례를 보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그는 회사의 한축을 담당하는 핵심 심사역 중 한명으로 성장했다. 플랫폼, 서비스 등 컨슈머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다수 발굴하는데 성공하며 역량을 입증했다. 이 이사의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딜리셔스(신상마켓), 와드(캐치테이블), 리디, 번개장터, 뽀득 등이 있다.

◇2000억 세컨더리펀드 대펀 낙점, 성공적 운영에 역량 총동원

그는 내년부터 2000억원이 넘는 대형 펀드를 운영해야 한다. 이번이 첫 대펀 임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펀드 규모가 커서 부담감이 클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이사는 무리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펀드를 운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개인적으로 올초부터 진행한 펀드레이징 과정이 VC업계에 입문한 후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중책을 부여해 감사하면서도 무거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진 및 다른 심사역들과 협력하면서 펀드 청산시점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펀드 운용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전력투구한다는 각오다. 그는 "세컨더리펀드는 다른 하우스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권사와 VC업계에서 얻은 인맥을 총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펀드운용 전략은 '패키지딜'이다. 만기가 다가오는 펀드에 담긴 포트폴리오를 하나가 아닌 여러 종목을 함께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펀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커버할 여건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펀드의 주 타깃은 청산만기 펀드 물량을 포함한 구주 거래 종목"이라며 "결성한 펀드의 만기와 주목적 투자 대상 등을 고려하면 중후기 투자단계의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도자 입장에서도 여러 매수 희망자와 논의를 진행하는 것보다 거래 규모나 건수 측면에서 DSC인베스트먼트와 한번에 여러 종목을 거래하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과정에서는 VC업계 위기 극복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펀드가 올해 결성된 세컨더리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펀드 청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들의 급한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다.

그는 "VC와 자산운용사들의 만기를 앞둔 펀드의 청산 부담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이를 받아줄 세컨더리 구주 투자 재원은 한정적인 상황"이라며 "실제 대다수 VC들이 대량의 자금을 베팅한 중대형 종목들이 엑시트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만족시키는 기업에 투자…재무 수치 중점 들여다볼 것"

그가 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기업의 상품이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세컨더리 투자에서 역시 이같은 부분들을 주요 판단 지표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이사는 "기본적으로 가급적 여러 각도에서 기업을 판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결국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만족시켜야하기 때문에 기업이 얼마나 치열하게 이를 고민하는지에 중점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컨더리 특성상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이룬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보니 원천적이고 본질적인 고민보다는 현재 수준의 실적이 달성된 배경과 핵심역량,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무적인 수치가 기업을 판단하는 주요 수단이 될 것 같다"며 "DSC인베스트먼트 내부의 테크투자 전문 심사역들 및 외부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도 이어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의 단기적인 목표는 세컨더리펀드의 성공적인 운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투자방식을 활용해 색다른 투자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막연하게 시장 내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는 거목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지는 않다"며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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