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배당 자제령'…롯데카드, 일회성 이익 향방은 [Policy Radar]'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순익 36% 늘었지만 배당 확대 어려워
이기욱 기자공개 2024-02-06 09:57:0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9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사 배당 정책에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성과급과 배당 대신 대손충당금 전입에 재원을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중이다. 전년 대비 순익이 늘어난 회사도 배당 총액을 늘릴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카드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업계 불황에도 자회사 '로카 모빌리티' 매각에 힘입어 순익을 크게 늘렸다. MBK파트너스 등 주주가 배당을 통해 매각 대금을 일부 환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제한이 불가피해졌다. 자본으로 활용될 일회성 이익이 기업가치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배당 성향 아닌 총액 기준 규제 예상…롯데카드, 최대 영향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배당 시즌을 앞두고 금융사들에게 배당 자제령을 내리는 중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단기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과거에도 금융사에 대한 배당 자제령은 줄곧 있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배당 총액 자체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에는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규제를 했기 때문에 순익이 전년 대비 늘어난 회사는 배당 총액을 늘리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순익이 늘었다 할지라도 배당 총액이 전년도를 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업계 불황으로 전년 대비 순익이 줄어든 카드업계의 경우 대부분 회사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예외적으로 배당 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해 졌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자회사로 '로카 모빌리티'를 매각하면서 큰 일회성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110억원으로 전년 동기(3229억원) 대비 34.7% 줄어들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695억원에서 3657억원으로 35.7% 증가했다.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발생한 중단영업순익 규모만 1988억원으로 나타났다.
원래대로라면 롯데카드의 대주주 MBK파트너스(59.83%)와 우리은행(20%), 롯데쇼핑(20%) 등은 배당을 통해 매각 대금을 천천히 돌려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당기순이익에 전년도 배당성향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약 9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2022년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743억원이며 총 배당액은 660억원이다. 배당성향은 24.06%다. 올해 롯데카드 순익을 3분기보다 조금 늘어난 3700억원으로 계산하고 배당성향 24%를 적용하면 890억원의 배당이 가능하다.
◇2020년 이후 배당 성향 매년 하락 중…당장 유·불리 판단 어려워
만약 현재 시나리오대로 배당 총액을 전년도 수준으로 맞출 경우 배당성향은 17%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롯데카드의 배당성향은 2020년 이후 매년 낮아지고 있다.
2020년에는 9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후 519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52.79%에 달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2225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급증했음에도 배당은 648억원으로 130억원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배당성향은 29.13%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24.06%로 5.07%포인트 낮아졌다.
전년도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롯데카드는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조단위의 부동산PF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충당금 확대에 대한 압박도 클 수밖에 없다.
장기적 관점의 유불리는 당장으로서 판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일회성 이익을 바로 환수하지 못하는 대신 롯데카드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당장 배당금을 우리은행, 롯데쇼핑 등 다른 주주와 나누기 보다 해당 재원을 활용해 기업 가치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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