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오에라' 시장 안착 서포트 나선 까닭은 VIP 대상 프리미엄 브랜드 수익성 확보 '긴 호흡' 필요, 총 120억 자금 대여
정유현 기자공개 2024-02-16 07:15:5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섬이 럭셔리 뷰티 브랜드 '오에라' 사업을 전개 중인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영업망 확대와 마케팅 비용 출혈에 따라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운영자금 대여 방식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VIP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필수적인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은 초기 투자를 통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본궤도에 오르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인만큼 적극적 지원을 통해 미래 '캐시카우'로 키우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은 한섬라이프앤에 30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90억원 규모 기 차입건에 대한 만기 연장 이후 추가 지원이다. 이자율은 연간 6.092%로 설정됐으며 중도 상환 수수료는 없다. 총 차입금은 120억원이다. 차입 기간은 올해 11월 30일까지다.
한섬은 2020년 5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옛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약 100억원에 인수했다. 사명을 한섬라이프앤으로 바꾼 후 패션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코스메틱 사업에 접목했고 2021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론칭했다. 스위스 현지의 화장품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스킨케어 제품이 주 종목으로 고가 뷰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에라의 보급형 제품 가격은 20만원~50만원대다.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50mL)은 12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론칭 초부터 구매력이 있는 VIP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모그룹도 힘을 보탰다. 오에라는 현대백화점의 주력 거점 매장인 압구정점(본점)과 무역센터점, 판교점, 더현대서울 등 핵심 상권에서 매장을 오픈했다. 온라인에서는 더한섬닷컴, Hmall, 더현대닷컴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에 입점한 상태다.
그룹 유통망 활용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의 협업으로 VIP 고객을 조기에 확보하며 VIP고객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구매율도 60% 수준으로 백화점 입점 화장품 브랜드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한섬 측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 채널을 발판 삼아 고급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한섬라이프앤의 재무 상황은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제품 투자뿐 아니라 VIP 대상 마케팅에 적극 나선 영향에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2022년 47억원,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장품 사업은 고객 충성도와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고정비 대비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커진다. 특히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은 초기 인테리어 및 판촉 투자비가 더욱 크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 시간이 일반 화장품 보다 2배 이상 걸린다. 장기적 관점에서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한섬라이프앤이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와도 연관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단일 지주사로 올라선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한섬라이프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거나 혹은 매각하는 방식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한섬라이프앤의 지배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홈쇼핑→한섬→한섬라이프앤으로 이어진다. 지주사의 증손회사의 경우 증손회사의 모기업(손자회사)이 100%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한섬은 한섬라이프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3월 1일 안에 한섬이 보유한 주식 51%를 처분하거나 추가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아직까지 한섬라이프앤의 지분 처리 관련해서는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섬라이프앤은 일단 지속적인 제품군 확장과 유통망 확대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오에라의 남성용 제품 '오에라 옴므 컬렉션'을 출시했으며 연말에는 최상위급 라인 신제품도 출시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기존 패션 상품을 수출 중인 프랑스·캐나다 등 20여 개국 패션·유통업체 60여 곳을 중심으로 오에라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한섬라이프앤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특성상 신규 영업망 구축 및 마케팅 등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추가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남성 라인업·프리미엄 제품군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투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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