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3년 제주맥주, 매출 목표 달성률 20% 2023년 1148억 매출 전망했지만 실제 224억, 자본잠식 돌입 '관리종목' 우려 제기
서지민 기자공개 2024-02-22 07:58:4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맥주가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3년이 지난 가운데 IPO 당시 제시한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괴리율이 눈길을 끈다. 2023년 기준 목표 매출 달성률이 19.5%에 그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했다.제주맥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224억원으로 전년대비 6.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110억원을 기록했다. 손상차손 인식 금액이 줄어들며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2년 248억원에서 2023년 122억원으로 축소했다.
제주맥주는 2021년 상장 과정에서 2025년까지의 추정 실적을 증권신고서에 명시했다. 성장성이 있는 적자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테슬라 요건에 따라 2023년도 EBITDA를 기반으로 공모가액을 산정했다. 그 결과 공모가 3200원에 836만주를 발행해 268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추정한 2023년도 매출액은 1148억원이다. 3년간 45%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21년 첫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2023년 219억원까지 흑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예상치의 19.5%를 달성하는 데 그친 셈이다.

가파른 성장세 추정의 근거는 시장 확대였다. 수제맥주에 더불어 수입맥주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전제로 연도별 매출액을 추정했다. 2020년 기준 수입맥주 시장규모는 6236억원으로 수제맥주 시장의 5배다.
제주맥주는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수입맥주와 경쟁하고 나아가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제주맥주는 2020년 주세법 개정 후 가장 먼저 수입맥주와 같은 ‘4캔 1만원’ 판매를 시작했다. 그 결과 매출액이 2019년 72억원에서 2020년 215억원으로 뛰어올랐다.
구체적으로 2023년 수제맥주와 수입맥주를 합한 9936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서 15%까지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한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수입맥주마저 위스키 등의 유행에 밀려 수요가 줄어들었다.
사업 확장 전략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제주맥주는 상장 당시 공모금액의 약 10%를 투입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화되는 시점에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미국 등으로 진출 국가를 확장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엔데믹 후 실적이 감소세에 접어들자 해외 진출 작업을 중단하고 국내 사업에 우선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결과적으로 내수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유지해 업황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고정비 지출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제주맥주는 상장 전 선제적으로 설비투자를 단행해 자체 생산능력을 50% 가량 늘리고 외주 OEM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매출이 추정치를 크게 밑돌면서 오히려 원가 부담이 커졌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전체 임직원의 40%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대표이사가 급여 전액을 반납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그 결과 영업손실 규모를 약 6억원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6년 연속 순손실을 내며 누적된 결손금으로 인해 결국 지난해부터 자본잠식이 시작됐다. 자본총계가 납입 자본금(292억원)을 밑도는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231억원으로 전년대비 113억원 감소했다.
일각에선 관리종목 지정 우려까지 제기된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거나 자기자본이 10억원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고, 자본전액잠식상태가 되는 경우 상장 폐지가 될 수 있다.
2026년부터는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테슬라 상장한 제주맥주는 2025년까지는 관리종목 지정에 있어 법차손 요건을 적용받지 않는다. 다만 유예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지난해 제주맥주의 법차손은 121억원으로 자본총계의 약 52% 규모다.
제주맥주는 긴축경영을 시행하면서 논알코올 맥주 ‘제주누보’, 오크통에서 숙성한 프리미엄 맥주 ‘배럴 시리즈’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늘려 실적개선을 이뤄낼 방침이다. 제주누보는 이달 이커머스 채널에서 편의점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비상경영체 돌입' SKT, 유심 사태 수습 '총력전'
- 위메이드 "위믹스 해킹 늑장공시 아니야…DAXA 기준 불분명"
- [Market Watch]DN솔루션즈 이어 롯데글로벌까지, 대형 IPO '휘청'
- [롯데글로벌로지스 IPO]흥행 실패 우려, 결국 상장 철회로 귀결
- [AACR 2025]제이인츠 'JIN-001', 독성 최소화한 '저농도' 효능 입증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서지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분석]'흑자 전환' 롯데컬처웍스, 이사회 전열 재정비
- [On the move]롯데 첫 CFC 운영 준비 박차…대규모 인력 채용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서승완 대표 "글로벌 명품과 견줄 만한 K-패션 만들 것"
- [애경그룹 리밸런싱]애경산업 '오너회사 매입'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 CJ프레시웨이, '효율화 방점' 프레시원 합병 결정
- 신세계프라퍼티, 6개월 공석 '지원본부장' 보강
- 대한제당, 230억 규모 조세심판 청구 준비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조단위 밸류 거론…해외서 피어그룹 찾는다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투심 자극하는 '글로벌 성장성' 가속도 붙을까
- CJ올리브네트웍스, '방송 미디어 테크 TF'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