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현대모비스는 왜 '닷컴'으로 도메인을 바꿀까해외에서는 현대모비스 대신 '모비스'로 소통…논캡티브 비중 확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4-02-22 09:10:41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6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o.kr'에서 '.com'으로 도메인을 바꾸는 것은 큰 변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 주체가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라면 들여다볼 만한 변화다. 현대모비스는 내달 주주총회를 열고 홈페이지 도메인을 바꾸는 등의 정관변경 안을 상정한다.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논 캡티브(Non-captive) 비중을 확대한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수주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com' 쓰는 현대차·기아, '.ai' 쓰는 포티투닷…글로벌 발맞춘 모비스
현대모비스는 내달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7건의 의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이달 공시했다. 부의 안건 중 눈여겨볼 만한 안건은 배당과 연결된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다.
현대모비스는 정관 변경의 건을 통해 홈페이지 도메인과 의장 선임 방법, 감사위원회의 구성 등의 정관을 바꾸기로 했다. 웹페이지는 'www.mobis.co.kr'에서 끝 자리를 '.com'으로 변경한다. 한국 지역을 나타내는 도메인을 글로벌 공용 도메인으로 교체하는 셈이다.
해외 비즈니스와 네트워크 효율성을 위한 교체라고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밝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닷컴 도메인을 활용해야 글로벌 영업과 소통에 유용해 해외 비즈니스 목적으로 변경하는 건"이라며 "글로벌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여서 이에 발맞춘 변화"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네시스가 '.com'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ai' 도메인을 사용하는데 본래는 영국령 섬인 앵귈라의 국가 도메인이지만 AI 열풍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이 도메인을 샀다. '.co.kr' 도메인을 사용하는 다른 계열사들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로템 등이 '.co.kr' 도메인을 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해외 수주 비율을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전략에는 사명과 도메인 등을 글로벌 비즈니스 기준에 맞추는 것도 포함된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영업과 마케팅시 현대를 뗀 '모비스'만 사용한다. 자회사 유니투스와 모트라스에도 현대를 붙이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현대차와 기아를 뺀 외부 판매인 논 캡티브 달성률은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2023년 연간 누계 수주 실적은 92억2000만달러로 목표치였던 53억6000만달러를 172% 초과 달성했다. 북미와 유럽, 인도 등의 지역에서 모두 목표를 넘겼고 아시아 지역은 올해 수주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독일 완성차 브랜드에 전동화 핵심 부품인 배터리시스템(BSA) 등을 수주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해외 완성차 대상 핵심 부품 수주 목표액으로 93억4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이달 스웨덴 동계시험장에 BMW와 벤츠 등을 초청해 혹한기 안전 기술 성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 선임방안 변경·배당 등 원안 통과될 듯
또 다른 정관 변경 사안으로는 이사회 의장 선임 방안이 있다. 이사회 의장은 정기 주총 후 첫 이사회에서 임기 3년의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것에서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정한다는 문구로 바꿨다. 선임 기간과 방안, 임기 등을 표준정관에 맞춰 단순화한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사회 운영 효율성과 책임경영 등을 배경으로 이사회 의장으로 대표이사를 선임해온 바 있다.
해외 전문가 영입도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사업 확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텐스토렌트는 지난해 8월 현대차와 기아가 5000만달러를 투자한 업체다. 현대차그룹 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주요 고객이다. 현대모비스는 영입 배경으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변화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는 점을 들었다.
이익잉여금의 처분안도 함께 상정한다. 통과되면 주당 결산배당금은 보통주 3500원, 우선주 3550원이다. 기지급 분기배당분을 더하면 연간 배당액은 보통주 4500원, 우선주 4550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 안건들은 보통결의, 특별결의 사안 모두 이변이 없다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 정관변경이 특별결의, 이사선임은 보통결의안이다. 기아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1.47%다. 국민연금공단의 비중이 8.50%로 낮지 않지만 반대할 만한 특별한 안건이 없고, 과거 8% 이상 주주로서 반대표를 던졌을 때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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