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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뭉치는 LX세미콘, 이윤태·한상범 시너지 기대 삼성전기·LG디스플레이 이끈 베테랑들, 신사업 발굴 미션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04 07:12:2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의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올드보이(OB)의 귀환'이다. 삼성과 LG그룹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문가로 불린 인물들이 모였다. 현장을 떠난 지 수년이 흐른 인물들이란 점에서 우려도 있지만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김남수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한다. 다음달 21일 대전캠퍼스에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한 전 부회장의 합류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4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개발, 공정, 생산, 장비 등 관련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전문성과 폭넓은 경험을 갖췄다. 2019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을 용퇴하기 전까지 'LG맨'으로 수십년을 지냈다.

LX세미콘의 최대 고객은 예나 지금이나 LG디스플레이다. 2021년 5월 LX그룹으로 편입되기 전까지는 실리콘웍스라는 이름으로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계열사였다. 한 전 부회장 재직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의미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이라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전 부회장의 가세는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X세미콘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X세미콘 새 수장인 이윤태 사장과 한 전 부회장의 만남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다. 이 사장 역시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한 전 부회장만큼이나 이 사장의 약력도 화려하다. 1985년 삼성반도체통신 입사한 이래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역량을 펼친 대표적인 '삼성맨' 중 한 명이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로 역임한 바 있다.

사실상 업계를 떠난 상태에서 LX세미콘 사장으로 복귀하자 재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LX세미콘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고 선제적인 미래 준비를 위해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사업에서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사업가를 신입 CEO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LX세미콘 이윤태 사장(왼쪽)과 한상범 사외이사 내정자

연이어 올드보이가 LX세미콘에 등판한 배경에는 회사 내 팽배한 위기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LX세미콘은 작년 4분기 반등에 성공했으나 연간으로 보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방산업이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특정 제품과 고객의 의존도가 높다는 부분도 리스크 요인이다. 지속적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DDI와 LG디스플레이 비중이 압도적인 게 사실이다.

대응 차원에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칩(PMIC),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자, 방열기판 등 신사업을 진행 또는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과 한 전 부회장에 소방수 역할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의중도 일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앞서 구 회장은 한명호 LX하우시스 사장, 노인호 LX홀딩스 부사장 등 LG그룹을 떠난 이들을 불러들이면서 그룹 안정화를 도모한 바 있다. LX세미콘 인사 결정도 그 일환이다.

다만 두 사람이 현장을 떠난 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향한 우려도 나온다. 4~5년 만에 현업으로 돌아오는 경우다. 이 기간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LX세미콘을 둘러싼 대외환경도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졌다.

이 사장과 한 전 부회장이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명확한 답을 내리고 쫓아갈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다. 신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수십년 노하우를 잘 접목한다면 비상할 수 있겠으나 반대의 경우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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