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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VA를 움직이는 사람들]'글로벌 첨병' 이승훈 CFO, '딜 스케일업' 전략적 동행③그로스에퀴티팀, 투자사 M&A·IPO 지원…동남아 집중, 손태장 회장과 호흡

이영아 기자공개 2024-03-08 07:36:48

[편집자주]

국내 톱티어 벤처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가 손바뀜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손태장 미슬토 회장을 새 주인으로 맞아 SBVA라는 이름으로 대항해 도전에 나선다. 2000년 벤처투자 첫 발을 뗀 하우스는 '창업가의 든든한 동반자'를 지향하며 지난 25년 동안 한국을 넘어 아시아 벤처 생태계를 대표하는 VC로 성장해왔다. 더벨은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려 또 한번의 점프업을 꿈꾸는 SBVA 핵심 구성원들의 면면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딜 스케일을 키우고자 한다. 포트폴리오의 동반자가 돼 성장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의미 있는 지분(약 20~30%)을 확보해 전략적 동반자가 되는 그림이다. 물론 통제와 간섭은 하지 않는다. 협력을 통한 성장을 추구한다."

이승훈 SBVA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는 요즘 싱가포르와 한국을 오가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소프트뱅크'에서 '디에지오브'로 손바뀜이 일어난 뒤 더욱 바빠졌다. 동남아시아팀과 그로스에퀴티팀(Growth Equity Team)을 이끌며 '투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로스에퀴티팀은 프로젝트펀드(PE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전략적인 지원에 나선다. 기업의 스케일업을 돕기 위해 딜 사이즈를 키우는 전략이다. SBVA가 지난 23년간 300여개 기업에 투자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가감 없이 발휘하겠다는 자신감이 기반이 됐다.

'벤처투자 큰손' 손태장 회장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SBVA는 지난 2011년부터 해외 확장에 나서며 동남아시아에서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여럿 발굴했다. 올해는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시도를 한다. 지난해 결성한 알파코리아펀드(2000억원)를 통해 '투자 씨앗 뿌리기'도 이어간다.

◇정통IB맨, 스타트업·벤처 전략적 동반자 변모

이승훈 CFO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서 15년간 근무한 '정통IB맨'이다. 벤처투자 시장으로 눈을 돌린 시점은 2018년 말이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와의 만남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시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임 대표였지만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는데 동화됐다.

이 CFO는 "이 대표가 아시아 넘버원 벤처캐피탈(VC)을 만들기 위해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영입제안을 했다"면서 "모건스탠리에서 굵직한 글로벌 딜을 여럿 경험한 만큼 시너지가 클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주 만나며 서로의 비전을 나눴고, 주도적인 투자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2019년 그는 CFO 직함을 달고 하우스에 합류했다. CFO는 통상 '곳간지기'로 불린다. 자원의 배분을 비롯한 재무 전략을 총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CFO에 주어진 업무는 특별했다. 성장하는 조직의 뼈대를 만들고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에 주력했다. 물론 목표는 아시아 1등 VC였다.

과거 SBVA의 글로벌 투자는 한국 오피스에서 인력을 파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선 현지 법인 및 인력을 통한 체계화가 필요했다. 이 CFO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만들어 인력을 채용하고 글로벌 펀드를 조성하는 등 타이틀(CFO)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업무를 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운용자산(AUM)을 비롯해 회사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다. 2018년 8090억원이었던 AUM은 지난해 2조5457억원으로 3배가량 불어났다. 동시에 300여개 포트폴리오가 쌓였다. 다양한 생애주기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서 재무적 지원 또한 다변화가 절실해졌다.

이 CFO는 "주도적으로 자본을 투입해 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 상황"이라며 "M&A, IPO 등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재무적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기술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는 것도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디에지오브 시너지, "차원 다른 글로벌 성장 이끌것"

이 CFO의 눈은 올해도 글로벌 시장을 향한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동남아시아팀을 통해 포트폴리오 스케일업을 적극 돕기로 했다. 그는 "의미있는 지분을 확보해 포트폴리오의 동반자가 돼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딜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딜 사이즈도 보다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로스에퀴티팀이 중심이 된다. 올해 신설된 조직이다. 이전부터 이어져 온 포트폴리오 지원사업을 조직화한 것이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PE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포진해있다. 하우스가 풍성한 펀드 라인업을 갖춘 만큼 투자 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A, IPO 등 물밑 지원을 이어간다.


글로벌 더빙기업 '아이유노'가 대표적 사례다. 2018년 SBVA는 아이유노에 240억원을 투자했다. 아이유노의 첫 기관투자기 유치였다. 이후 과감한 M&A로 몸집을 키워나갔다. 아이유노는 SBVA의 지원하에 2019년 유럽 최대 자막 업체 BTI, 이듬해엔 미국 최대 업체 SDI까지 인수했다. 이후 SBVA가 직접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에게 아이유노를 소개했으며, 이로 계기로 2021년 비전펀드가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책정하며 1800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도 전문성을 띤 산업 분석에 기반해 '잘 하던 것을 계속 잘하자'는 목표다. 이 CFO는 "포트폴리오의 '차원이 다른 성장'을 돕자는 것이 하우스의 철학"이라며 "한국에서 시작해서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으로 확장해 글로벌 기업이 된 아이유노처럼 '성장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태장 회장과의 호흡도 맞추고 있다. 손 회장은 개인적으로 70여개 벤처펀드, 250여개 기업에 약 1조원가량을 투자하며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했다. 이젠 SBVA 인프라를 활용한 제도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이 CFO는 "글로벌 활동은 디에지오브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에지오브의 글로벌 펀딩 기틀도 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펀드를 시작으로 새로운 펀드레이징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CFO는 "손바뀜을 계기로 글로벌 보폭을 더욱 키우자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손태장 회장도 여기에 동감하시며 많은 도움을 주고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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