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 제조 두올, '반도체 신사업' 진출 검토 영업 호조세 유동성 확충, 차량용 반도체 소재·부품사 인수 추진
조영갑 기자공개 2024-03-12 10:26:2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시트·에어백 제조사 '두올'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유관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기조로 투자에 나섰던 두올은 차량용 반도체 관련 투자를 기점으로 외연을 넓히면서 벌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향 공급 확대로 현금 유동성을 확충한 덕분에 실탄을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올은 최근 내부적으로 신사업 진출 가닥을 잡고, 다수의 잠재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 매물의 구체적인 법인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차량용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계열사 편입 수준의 지분 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올의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두올이 지난해 영업 호조로 현금 유동성을 대폭 보충하면서 신규 투자에 대한 재원을 마련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차량용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 영역에 진출해 기업집단 규모와 체질을 바꿔보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올은 자동차 내장재용 원단, 시트커버링, 에어백쿠션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자체적으로 제조하는 원단을 원재료로 시트커버링, 에어백쿠션 사업으로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차·기아다.
국내 강화, 울산, 아산과 중국, 브라질, 멕시코, 루마니아, 터키, 포르투갈 등에 해외법인을 두고 고객사에 대응하고 있다. 강화 공장은 원단을 제조해 시트사인 두올에 납품하고 있고, 아산 공장은 시트커버링을 제조해 현대트랜시스에 납품하고 있으며, 울산 공장은 현대차에 시트커버링을 직납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2018년 구사한 '볼트온(유관사업 진출)' 전략이다.
두올은 2018년 스웨덴 소재 회사인 보그스티나(Borgstena)를 인수하면서 유럽 진출과 매출 다각화에 성공했다. 보그스티나 지분 95%를 623억원에 인수하면서 유럽 주요 메이커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이 투자 덕에 해당 지역의 판로가 대폭 확대되고, 전체 매출 볼륨 역시 커졌다. 두올의 유럽 매출 비중은 40%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현대차·기아 주요 차종(싼타페, 그랜저 등)이 대형화, 고급화되면서 시트 옵션가가 동반 상승한 덕을 크게 봤다. 신차인 그랜저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최고급 시트 원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아산 공장의 ASP(평균공급가)는 50만5000원 수준으로, 2022년 32만5000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신차 런칭과 고급 원단 출하 덕에 지난해 두올은 매출액 7532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33.1%, 영업이익은 253.2% 늘어난 수치다. 단가와 공급량 모두가 늘면서 이익률이 대폭 상승한 모양새다. 두올은 여기에 북미, 아메리카 시장을 타깃으로 2022년 설립한 멕시코 법인이 K3, 투싼 등의 물량까지 흡수하면서 지역별 매출 포트를 다변화했다. 멕시코 법인 역시 경쟁사 공장을 인수한 볼트온 전략의 산물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두올의 당좌자산은 2160억원에 이른다. 4분기 산입된 유동성까지 합하면 볼륨은 더 커진다. 웬만한 중소형 상장사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여기에 이익잉여금 1126억원(지난해 3분기 말) 등을 합치면 일거에 가용할 수 있는 현금만 3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두올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두올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체를 인수하면 기존 현대차·기아와의 공급망을 활용해 안정적인 신사업 확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 세계를 커버하는 해외법인 영업망 역시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타 브랜드 향 독자적 영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두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Biotech IPO In-depth]엑셀세라퓨틱스, 상장지연 부담에 '유동성·오버행' 부메랑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글로벌 CMC 17번' 항서제약, 첫 바이오 도전에서의 '변수'
- FSN계열 애드쿠아인터렉티브, AI전문 조직 신설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투밸류, 이사회 구성에 제동 "자격 불충분"
- 파죽지세 머스트운용, 올들어 펀드 AUM 1000억 '껑충'
- 빌리언폴드, 전성기 재현…롱숏 운용성과 탄탄
- 메자닌 투자 '경계주의보'
- 현대커머셜, 자산운용사 설립 '초읽기'
- 아크임팩트 '토스 CPS' 펀드, 하나증권 리테일서 완판
- [간판펀드 열전]출시 1년만에 사라진 대박의 꿈 '미래에셋인사이트'
조영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텐스토렌트 맞손' 코아시아, 자회사 400억 투자 유치
- 서진시스템, 684억 에너지저장장치 공급계약
- [Red & Blue]'주목도 높아지는 폐배터리' 새빗켐, 침묵 깨고 반등
- '금 견인' 아이티센,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달성
- '탈모사업 선전' 메타랩스, 1분기 매출 115%↑
- [Company Watch]'진공성형' 선전, 세림B&G 7% 이익률 수성
- [Red & Blue]엑스페릭스 품 떠나는 엑스플러스, 신사업 기대감 퍼질까
- 우리기술, 계절적 비수기 불구 '최대 분기매출'
- 中선전한 SAMG엔터, '수익성 개선' 박차
- [불붙는 반도체 유리기판 생태계]'TGV 투자 만지작' 켐트로닉스, 조달 부담 '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