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자를 따내기 위한 운용사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신한캐피탈에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신기술금융 출자금으로만 1000억원 넘는 수익을 낸 신한캐피탈은 LP 출자 규모를 수백억원 규모로 줄였다. 사실상 투자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다.신한캐피탈은 2017년 신한금융지주 내에서 GIB(글로벌투자은행) 그룹에 통합되면서 IB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소매금융 자산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기업 및 투자금융에 역량을 집중했다.
신한캐피탈에는 일명 'IB 마인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영업 현장부터 내부까지 수익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저금리 시기 부동산PF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중대형 사모펀드(PE)부터 벤처캐피탈(VC)까지 가리지 않고 출자에 참여하며 알아주는 기관투자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RWA 한도에 부딪혔다. 신한캐피탈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까닭에 RWA를 특정 규모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 그간 위험 가중치가 높은 부동산PF와 모험자본을 꾸준히 늘려온 탓에 한계에 부딪히면서 관련 예산을 줄이고 안정적인 대출 운용으로 전략을 바꿨다.
부동산PF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부실이 커지자 당국은 본PF 전환이 안되는 브릿지론에 대해 손실 100% 인식을 주문했다. 브릿지론 비중이 부동산 자산의 절반 수준이던 신한캐피탈은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 투자 덕에 지난해 실적은 방어했지만 다가오는 1분기는 실적 악화를 면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익이야 잠깐 떨어지면 그만이지만 부실은 한 번만 터져도 '사고'라는 걸 뒤늦게야 실감한 것일까. 신한캐피탈은 이제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전환했다. 건전성 제고를 위해 PF정상화 펀드나 대부업체에 NPL(부실채권)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손실 볼 때 보더라도 이익을 우선 늘리고 나서 대비하는 게 저희 마인드예요."
작년에 신한캐피탈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 말을 최근 다시 곱씹게 된다. 모든 IB형 캐피탈사가 수익만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IBK캐피탈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관리하며 PF자산을 선별적으로 취급했다. IBK캐피탈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1%로 은행에 버금가는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캐피탈의 IB 마인드를 재점검할 때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IB일수록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번 위기를 무사히 지나 신한캐피탈에 건강한 IB 마인드가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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