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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속도전 아닌 '신중론'‥CAPEX 증가세 꺾일까 이창실 부사장 "사업 시작한 이래 겪어보지 못한 상황, 시간 갖고 조정안 논의"

김위수 기자공개 2024-03-26 08:18:5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말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이후 회사가 집행한 자본적지출(CAPEX)은 20조원 이상이다. LG화학 시절부터 들인 자금도 있는 만큼 사실상 배터리 사업을 위해 들인 자금은 20조원이 훌쩍 넘는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주활동에 임했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늘려왔다.

올해의 경우 CAPEX 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도 보다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속도전에서 벗어나 성장기반을 단단히 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창실 부사장(사진)은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실시된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만난 기자들에게 "배터리 사업 시작한 이래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겪는 중"이라며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조정안들이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주주총회에서도 투자 속도조절에 대해 언급했다. 이 부사장은 "미래에 대해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단기적으로 투자가 효율적이지 않으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최대한 예의주시해 고객사와 협의해 속도조절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전략에서 핵심이 되는 북미 투자에 자원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신규 수주가 일어나면 투자 검토를 하겠지만 이미 수주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북미 확장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전략은 '속도전'에 가까웠다. 적기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CAPEX는 빠르게 늘어났다. 2021년 3조5000억원이었던 CAPEX는 2022년 6조3000억원, 2023년 10조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빠른 투자활동을 통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였다.

앞으로는 속도전을 벌이기보다는 신중하게 사업을 진행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투자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등의 사업 역시 같은 기조로 추진한다.

이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묻는 질문에 "퀄리티, 품질이 완벽하게 확보가 돼야 하고 코스트(가격) 경쟁력을 갖춰 사업을 잘할 준비가 돼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돼 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시 시점도 중요하지만 약간의 지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 경쟁력 차원에서 제대로 준비를 갖추고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폐배터리 관련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이 부사장은 "리사이클 과정의 어느단계에 투자를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가장 사업을 잘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로 조금 더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미래 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기업가치 제고 원칙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상법상 배당의 재원이 되는 별도 기준 재무제표는 결손 상태"라며 "미래 준비를 체계적으로 잘 해서 더 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원가를 최대한 줄이고 사업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펀더멘탈과 모멘텀을 잘 확보해 더 큰 성장을 이뤄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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