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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KB증권, '투심 개선' 헬스케어 조력자 나섰다신라젠·HLB생명과학, 유상증자 주관…시가총액 기준 '선별적' 접근

이정완 기자공개 2024-04-09 07:22:4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투자심리 개선세가 뚜렷한 헬스케어 기업 조달 조력자로 연이어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미코바이오메드 유상증자에서 실권주를 떠안아야 했지만 올 들어 바이오 기업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시가총액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신라젠과 HLB생명과학이 그 대상이다. 두 회사와 전부터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주관을 따냈다. 유상증자 외에 오스템임플란트 사모채 대표주관도 맡아 ECM(주식자본시장)과 DCM(부채자본시장)을 가리지 않고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커버리지 확대 노리는 SME금융부 주도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신라젠과 HLB생명과학의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신라젠은 단독 대표주관사를 맡았고 HLB생명과학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대표주관 업무를 담당한다.

신라젠은 1294억원 조달을 목표로 한다. 핵심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인 펙사벡과 BAL0891 등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HLB생명과학은 1500억원 조달 계획을 세워뒀다. 이 중 약 800억원을 2022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에 쓴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미코바이오메드 유상증자 대표주관 이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유상증자가 주춤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487억원 규모 조달을 계획했는데 모기업 참여에도 불구하고 구주주 청약률이 63%에 그쳤다. 일반공모를 포함한 최종 청약률은 68%이었다. 결국 대표 주관사였던 KB증권이 실권주를 인수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바이오 투심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 덕에 대표적인 성장주인 헬스케어 기업으로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말 2000대를 기록하던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달 한때 3700대로 높아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바이오 유상증자인 만큼 높은 수수료율도 보장돼 있다. 신라젠은 대표주관수수료 1억원을 비롯 인수수수료로 모집총액의 120bp를 받는다. 전체 물량의 절반을 KB증권이 책임지고 있어 8억원에 가까운 수익이 기대된다. HLB생명과학은 모집액의 27%를 인수해 3억원의 인수수수료가 예상된다.

두 바이오 기업 유상증자는 모두 SME금융부의 이경재 이사가 담당한다. SME금융부는 중소·중견기업 조달을 전담하는 역할을 하는 부서다. 이번 증자도 SME금융부가 지금까지 쌓아온 커버리지 역량이 바탕이 됐다.

신라젠의 경우 최대주주인 엠투엔 유상증자에 SME금융부가 참여한 바 있다. 2021년 KB증권이 단독 주관사로서 1079억원 조달을 책임졌다. 엠투엔은 같은 해 신라젠을 인수했다. HLB생명과학도 마찬가지다. 2년 전 발행한 BW 대표주관사단에 속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으로 이를 갚기로 했으니 지속 인연이 이어지는 셈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사모채, 4년만에 주관

SME금융부는 유상증자만 담당하고 있지 않다. 기업이 원하는 수요에 맞게 메자닌은 물론 DCM에서 채권 발행까지 맡는다.

최근 헬스케어 기업 DCM 조달까지 주관한 바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9일 2년 만기로 2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는데 대표 주관사가 KB증권이었다. 금리는 연 5.33%로 매겨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와 2021년에는 각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사모채를 찍었다. KB증권과는 2020년 사모채를 발행한 적이 있는데 이 때의 경험이 이어졌다.

KB증권은 앞으로도 선별적으로 바이오 기업 조달 조력자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ECM 조달의 경우 확실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선 시가총액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HLB생명과학은 시가총액 1조7884억원으로 코스닥 26위에 자리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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