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 수도권 상경기]JB금융, 점포 '육상전' 줄이고 플랫폼 '공중전' 나섰다②수도권 '지점 확장' 전략 지속 한계…'핀다·토스' 손잡고 지역 넘나드는 영업 초점
최필우 기자공개 2024-07-10 13:08:33
[편집자주]
대구은행이 iM뱅크로 간판을 바꾸고 수도권 진출을 선언하면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방 소멸로 고객층이 얇아지는 와중에 시중은행에게 본진을 위협받고 있어 어느 때보다 수도권 진출이 절실하다. DGB금융과 달리 JB금융과 BNK금융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지 못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수도권 진출을 도모해왔다. 지방금융지주의 수도권 진출 시도와 차별화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은 수도권 진출 초창기 전략은 '점포 확장'으로 요약된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취약한 호남권 산업 기반 위에서 소매금융 중심으로 성장해야 했고 수도권에도 유사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적용했다. 수도권에서도 소매금융 강자로 자리매김하려면 지점 인프라를 확충해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여야 했다.점포 확장 전략은 고객 접점을 늘리고 수도권 영업을 안착시키는 성과를 냈으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탓에 점포를 무한정 늘릴 수 없었고 비용 효율성 악화도 감수해야 했다.
JB금융은 수도권 지점에서 발로 뛰어 고객을 유치하는 '육상전'을 줄이고 있다. 대신 인터넷은행, 핀테크 기업과의 동맹을 바탕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고객 유치를 늘린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상시적으로 호남과 수도권 지역을 넘나들면서 대출 자산을 늘릴 수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전'에 가깝다.
◇수도권 진출 초창기, 소매금융 시장 '정면승부'
JB금융은 김한 전 회장(사진) 재직 시절인 2010년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지점 수를 빠르게 늘렸다. 김 전 회장이 참여하는 지점 개소식이 연중행사라 여겨질 정도로 많은 수의 점포를 오픈했다. 은행권이 지점 축소에 안간힘을 쓰는 최근 금융권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전략을 펼쳤다.

김 전 회장이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한 첫해인 2010년 전북은행 수도권 지점 수는 3곳에 불과했다. 수도권 영업 강화를 선언한 김 전 회장은 전북은행 지점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 나갔다. 지방은행의 경기도 영업 규제가 풀린 2015년 점포 수는 20곳까지 늘어났다.
JB금융이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수도권 지점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2014년 광주은행 수도권 지점 수는 4곳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15년 23곳으로 약 5배가 됐다. 인수 직후 지역 영업 밀착보다 수도권 영업력 강화에 공을 들인 것이다. 김 전 회장 퇴임 직전해인 2018년 광주은행 수도권 지점은 31곳이 됐다.
김 전 회장의 수도권 진출 전략을 구현하려면 점포 신설은 필수였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법인 고객풀이 넉넉하지 않은 호남에서 소매금융 경쟁력을 바탕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같은 전략으로 수도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김 전 회장의 비전이었다. 리테일 영업을 하려면 고객이 내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김 전 회장의 육상전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김 전 회장 임기 마지막 해인 2018년 전북은행의 수도권 대출금과 예수금 비중은 26.8%, 37.6%가 됐다. 광주은행은 각각 34.5%, 28.8%를 기록했다. 전체 은행 지점 237곳 중 20%에 해당하는 47곳을 수도권에 뒀는데 그보다 높은 수도권 대출금 및 예수금 비중을 달성한 셈이다.

◇'인뱅·핀테크' 동맹으로 효율적 '니치 마켓' 공략
JB금융은 김기홍 회장(사진) 체제에 접어들면서 점포 전략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말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수도권 지점 수는 각각 20곳, 11곳으로 김 회장 취임 전보다 11곳, 6곳씩 줄었다. 자본력 측면에서 시중은행과 극복할 수 없는 체급 차가 존재하는 만큼 점포 확대 전략을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김 회장은 '작지만 젊고 강한 강소금융그룹'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시중은행과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하기보다 수익성 높은 자산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JB금융이어서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광주은행과 토스뱅크 공동대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출은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대출 한도를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토스뱅크는 자본력이 부족해 대출 공급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광주은행은 전국 각지의 토스뱅크 이용 고객에게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
플랫폼 동맹 토스뱅크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출비교 플랫폼 핀다 등 핀테크 기업과의 지분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전략으로 특히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 지역을 염두에 뒀다. 효율적인 니치 마켓 공략 전략이 적중하면 수도권 대출금과 예수금 비중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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