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밸류업 점검]우량주인데 '저평가'...원인은 제한된 사업 포트폴리오①건설기계 매출 '절대적', 업황 사이클에 취약
허인혜 기자공개 2024-12-26 07:55:11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두산밥캣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는 올 한해 시장의 화두였다. 두산3사 기업개편안의 여파였다. 핵심 논쟁은 두산밥캣의 적정한 밸류에이션이었다. 첫 번째 가치평가는 시가를 기준으로 했는데 너무 저평가됐다는 불만이 컸다. 두 번째 안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산했지만 가치를 높여도 설왕설래가 있었다.시가에 따른 판단이 논쟁거리가 됐다는 건 그만큼 시장이 두산밥캣의 미래가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두산밥캣은 매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두산그룹의 알토란이지만 오랜기간 저 PBR주로 머물러 왔다. 시가총액과 미래 전망의 괴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두산밥캣의 밸류업 계획을 보면 자체적으로 진단한 저평가 배경이 읽힌다.
◇실적도 현금흐름도 좋았던 밥캣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현금 창출구로 불리는 알토란 계열사다. 두산밥캣은 재무 정책과 캐시 플로우 상황 등을 감안해 배당정책을 정한다고 명시했다. 배당의 재원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현금 보유량과 당기순이익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잉여현금흐름(FCF)을 보면 2020년 3460억원에서 2021년 1915억원, 2022년 2819억원, 2023년 864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75억원에서 9215억원까지 확대됐다. 잉여현금흐름의 경우 등락은 보였지만 배당의 재원은 늘 있었다는 이야기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배당 총액은 1602억원이다. 지배구조를 보면 배당금의 상당부분이 두산에너빌리티로 올라간다. 두산밥캣의 최대 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로 3분기 말 기준으로 46.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최대주주는 (주)두산이다. 지분율은 30.39%다.
실적도 현금흐름도 좋았는데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는 뭘까. 두산밥캣이 밸류업을 위해 추진하겠다는 전략들을 보면 내부에서 판단한 답이 보인다. 인오가닉 전략을 통한 사업 확장과 외인을 잡아둘 명확한 배당정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정된 포트폴리오, 인오가닉 필요…배당정책 강화
두산밥캣은 미국을 무대로 소형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회사다. 소형장비와 산업차량, 포터블파워를 제품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글로벌 건설기계 기업에서는 톱10에 드는 곳이다. 시장 점유율은 3.1%다.
안정적인 매출액을 내왔던 이유도 이때문이다. 손꼽히는 대형 시장인 북미가 주 판매처이고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다. 문제는 한정된 포트폴리오만큼 건설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두산밥캣은 인수합병(M&A)을 밸류업 첫 번째 정책으로 내놨다. 스스로도 이 지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은 내부 성장(organic)과 인오가닉(Inorganic·M&A나 지분투자 등 외부 동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건설기계 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반도체나 로봇 등의 성장산업 대비 투자 소외를 받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건설 외에 조경과 농업, 물류와 창고, 도로건설 등의 인프라 사업 등을 확장 가능한 영역으로 들었다.
최소 배당금에 대해서도 명시됐다. 두산밥캣은 약 30~40%대의 배당성향을 보여오다가 최근 20% 안팎으로 줄었다. 최소 배당금을 1600원으로 설정하고 주주환원율을 40%로 높여 고배당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두산밥캣의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비중도 높지만 외인과 기관을 포함한 소액주주의 비중도 45.19%다. 전체 주식수 중 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5.66%에 달할 만큼 외인에게 선호도가 높다. 배당정책이 명확해지면 그만큼 외인 투자자의 이탈을 막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구조 개편의 불확실성도 주가를 누르는 요소였다. 두산그룹은 7월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46.1%) 보유 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신설 법인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한다는 안을 내놨다. 첫 번째 안이 폐지되고 두 번째 안이 진행되는 중 무산됐다. 이 기간 두산밥캣 처분의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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