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시대 개막]'기업 고질적 관행' 올빼미 공시 사라질까주식거래시간 대폭 늘어, 거래종목 한계로 '사각지대' 존재
김위수 기자공개 2025-03-04 11:32:1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투자자들의 효용이 크게 증대될 전망이다. 거래 수수료는 물론 체결속도, 주문방식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이 일어나며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껴질 변화는 주식 거래시간의 확대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이에 따라 기업들의 공시 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 주식매매 거래가 끝난 이후인 3시30분 이후, 휴장기간 직전 기습적으로 악재성 공시를 띄우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를 일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밸류업 기조에도 기습 공시 '여전'
최근 올빼미 공시로 투자자들의 입방아에 오른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이수페타시스가 있다. 이수그룹의 반도체 기판 제조 계열사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11월 5498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장이 마감한 이후인 오후 6시 44분 공시했다. 유상증자는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있어 주주들 입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기업들이 악재성 정보를 장 마감 이후, 특히 휴장일 전에 발표하는 이유는 공시 의무를 준수하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보통 이같은 악재의 여파가 다음 거래일 개장 직후 반영된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한 상태로 장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 이수페타시스 역시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 거래일 하루 만에 주가가 22.68% 급락했다.
올빼미 공시는 주주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으로 희귀 사례는 아니다. 이수페타시스 이후에도 차바이오텍,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정규장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매년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일 역시 올빼미 공시가 쏟아지는 시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시점인 지난 1월 24일 494건(코스피·코스닥 합계)의 공시 중 절반가량인 240건이 장 마감 이후 발표됐다. 부진한 실적, 임직원들의 횡령·배임 사실, 최대주주 변경,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 등과 같은 악재성 공시들이 다수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올빼미 공시가 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고심해왔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주요 경영 관련 정보를 연휴 직전과 연말 폐장일 등에 반복 공시한 기업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올빼미 공시에 해당하는 공시를 연휴 직후 첫 번째 매매일(31일)에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 홈페이지 팝업을 통해 재공지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대체거래소 출범, 이슈에 즉각 대응 가능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이 올빼미 공지를 방지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 4일 출범하는 ATS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8시~8시50분), 애프터마켓(15시30분~20시)을 운영한다.
올빼미 공시를 내는 건 장 운영시간을 피하기 위해서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게 되면 장이 열려있는 시간 자체가 길어진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올빼미 공시를 낼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가 보도되거나 공시될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올빼미 공시 시간에 해당하는 애프터마켓 운영시간에 이같은 정보가 알려질 경우 넥스트레이드 시장운용본부의 판단 하에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
여기에는 한국거래소가 시장중단 및 종목별 거래정지 결정을 내릴 때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그간 문제 돼 온 대부분의 올빼미 공시들은 매매거래를 중단해야 할 사례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넥스트레이드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하는 모든 종목을 소화하지는 못한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1주차에는 10개 종목, 3주차에는 110개, 4주차에는 350개, 5주차부터는 800개로 거래 종목이 점차 확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의 합계는 총 2636곳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있는 종목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각지대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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