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거래소 칼날심사'…레메디도 못 피했다지난해 매출 100억 육박, 여전한 성장성 의구심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04 07:27:2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기술특례 상장 후보를 바라보는 한국거래소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이 저성과 기업 상장폐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상장 후보군의 증시 입성도 덩달아 어려워지는 형국이다.휴대용 방사선 진단기기 회사 레메디도 엄격해진 기준 탓에 상장 재도전이 무산됐다. LG전자도 투자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 받았지만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심 섞인 시선이 있었다.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한 기업도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레메디 예심 철회, IPO '삼수' 불가피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레메디는 최근 상장예비심사 철회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심사를 청구한 지 4개월 만이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IPO(기업공개) 절차를 진행해왔다.
레메디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2012년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실 교수가 창업한 레메디는 2022년에도 상장을 시도한 적이 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기술성 평가를 마친 뒤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다만 증시 부진으로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기 어려운 여건이 되자 상장을 철회했다.
레메디는 주관사단을 교체해 재도전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두 개 기관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아 무난하게 기술특례 상장 기준을 통과했다. 최근 거래소가 눈여겨보는 외형 기준도 키웠다. 심사 과정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원하는 모습인데 2021년 4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전해진다.
IB업계에서는 레메디의 심사 과정이 최근 달라진 기조를 잘 드러낸다고 파악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충분히 승인 결과를 얻을 만한 기업이라고 여겼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진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외형은 충분히 조건을 충족시킨 듯 한데 미래 성장성에 대한 설득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상장이 지연되면서 투자자 회수도 함께 미뤄지게 됐다. 벤처캐피탈 인터밸류파트너스는 두 개 펀드를 통해 레메디 지분 약 10%를 들고 있다. LG전자도 2020년 16억원을 투자해 지분 5% 가량을 취득했다. 상장 주관사인 KB증권도 레메디 지분 1%를 들고 있다.

◇자본시장 성숙 위해 기준 강화 필연적
이달 들어 레메디를 포함해 5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거래소의 심사 기조가 엄격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DB금융제14호스팩을 제외하면 모두 특례상장 트랙을 활용해 증시 입성에 도전하던 기업이다.
레메디에 앞서 철회를 결정한 신약 개발 회사 앰틱스바이오는 미진한 기술 이전 성과로 인한 저조한 외형을 지적 받았다고 전해진다. 2023년 매출이 1400만원 수준에 그쳤다.
바이오업계를 비롯 VC 투자자 사이에선 거래소의 엄격한 심사 잣대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금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신약 개발사 대부분 상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자본시장 성숙을 위한 심사 기준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은 발표하며 저성과 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강조한 이유 역시 밸류업 관점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의 바이오 기업 심사 잣대와 현재의 기준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는 없다"며 "우리 바이오 기업도 전보다 많이 성장했고 이에 따라 탄탄한 펀더멘탈을 갖춘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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