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한미약품, '비만약' 28억 신규 산입…내년 출시 기대감 반영⑤에페글레나타이드 항목 신규 반영, 하반기 임상 결과 공개
이기욱 기자공개 2025-04-17 09:56:52
[편집자주]
제약사들에게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제네릭 및 상품 유통 중심 사업만으로는 생존에 위협받는 시대가 오면서 신약개발 및 자체 임상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다. 파이프라인 성과에 따라 매년 자산화되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달라지고 재무 구조와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발비 자산화 변화를 통해 국내 제약사들의 R&D 사업 성과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08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제 신약 개발비를 자산화 항목에 추가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참전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결과를 올해 하반기 공개하고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비만 치료제 외 고혈압 치료제 개량 신약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고부가 가치 시장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의 적응증 확대에도 나서며 P-CAB(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성장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총 174억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 R&D 비용 대비 미미
한미약품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별도 기준 R&D 개발비 자산화 장부가는 총 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154억원 대비 12.8% 늘어난 수치다. 기타 항목 제외 총 9개의 항목이 자산으로 반영됐고 이 가운데 3개가 개발 중이다. 나머지 6개는 개발 완료 후 상각이 진행 중이다.
작년 비용으로 인식한 개발비만 1604억원에 달할 정도로 R&D에 적극적 투자를 하고 있지만 자산화가 이뤄진 사례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전체 무형자산 규모도 535억원으로 총 자산 1조4128억원의 3.8% 수준이다.
작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 한미약품은 총 28개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아직 임상 1, 2상 단계에 그친다. 제약·바이오 기업 회계지침 등에 따르면 신약의 경우 '임상 3상 개시 승인' 이후 단계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 그밖에 기업의 상업화 의도와 능력 등도 함께 고려해 회계 처리한다.
개발 중인 자산의 전체 가치는 116억원으로 전년 말 69억원 대비 68.5% 늘어났다. 3개 파이프라인의 치료 분야는 고혈압과 비만, 위궤양 등으로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만약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자산화다. 장부가는 28억원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 주사제로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3상 승인은 2023년 이뤄졌지만 2023년에는 자산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작년 높아진 상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PPI 적응증 확대로 P-CAB 대응, 고혈압 치료제 지속 공략
가장 규모가 큰 개발 사업은 'HCP1803'이다. HCP1803은 암로디핀과 로사르탄, 클로르탈리돈 조합의 복합제 개량신약이다. 1기 고혈압 환자 대상 1차 요법 처방을 목적으로 개발 중이며 현재 품목허가 신청 단계로 사업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3년말 31억원에서 작년말 50억원으로 자산 가치가 61.3% 확대됐다.
P-CAB 계열 약물의 거센 도전에 대응하기 우한 PPI 계열 치료제 개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HIP0612'는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에소메졸캡슐에 위궤양 적응증을 추가하는 개발 사업이다. 임상 3상 진행 중으로 작년말 기준 18억원의 자산화가 반영됐다. 전년말 대비 71.1% 늘어났다.
개발 중단에 따른 손상 처리도 있었다. 고혈압 치료제인 기존 아모잘탄플러스정의 저용량 복합제 개발 사업이 작년 회사 내부 방침에 따라 중단됐고 24억원이 손상 처리됐다. 이는 작년 저용량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플러스엘'을 허가 신청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한 조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고혈압 치료제의 다양한 용량을 여러 트랙으로 다양하게 시험했던 것들 중 하나"라며 "다른 저용량 고혈압 치료제가 허가 신청 단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내부 정책에 따라 개발 중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 치료제 등은 개발 진행 현황과 상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산화했다"며 "비만치료제 외 다양한 기대 신약들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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