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오너십 체인지]삼촌 이양구 회장에 맞선 조카 나원균 대표, 우군 확보 사활②백기사 '딥랩코리아' 전면, 이양구 회장 지분 회수 계획 '경영권 분쟁' 공식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5-05-08 08:00:01
[편집자주]
1957년 설립된 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과 살충제 비오킬 등 일반의약품과 염모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68년 업력의 제약사다. 작년 말부터 오너 3세인 나원균 대표가 경영 일선에 서며 후계 구도가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분 승계가 마무리되기 전 최대주주가 지분 전량을 외부에 매각하면서 경영권 향방이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더벨은 동성제약 오너십 변화의 배경과 과정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11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갑작스러운 최대주주 변경 이슈가 닥친 동성제약이 결국 삼촌-조카 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양구 동성제약 회장과 현 경영진인 나원균 대표간의 갈등이 우군을 포함한 지분 대결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각에 대응해 나 대표는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한 우호 확보에 나섰다.시장에서는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브랜드리팩토링과 EB 매입 기업인 딥랩코리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딥랩코리아의 EB 납입 여력이 향후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콜옵션 포함 조건으로 지분 매각, 이사 수 확대 등 추진
동성제약을 둘러싼 오너가 내부 경영권 분쟁 서막은 이양구 회장의 지분 매각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돌연 보유한 주식 전량인 368만4838주를 디지털 마케팅 전문 기업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했다.
매매대금은 총 120억원, 주당 3256원이다. 올해 2월 이 회장이 조카인 나원균 대표에게 주식을 매각한 가격 4600원은 물론 당일 시가인 3820원보다도 낮은 가격이었다.
제약업계와 관련 없는 기업으로의 매각, 더구나 헐값매각이라는 꼬리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이는 현재 대표이사이자 이 회장의 조카인 나 대표의 대응으로 현실화됐다.
나 대표는 곧장 화장품·건강기능식품 판매기업 딥랩코리아를 대상으로 EB를 발행했다. 우호 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 회장도 경영권 확보에 대한 계획을 밝히며 분쟁이 공식화됐다. 이 회장이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한 지분을 2년 후 다시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에 주목된다. 결국 추후 최대주주 입지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가진 셈이다.
그는 브랜드리팩터링 외에도 개인 우호 지분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정원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 안건과 신규 이사 선임 안건 의결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딥랩코리아, 옵티코어 전환사채 납입 지연…주총 전 주식전환 가능 촉각
경영권 분쟁의 관건은 임시 주총 개최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나 대표와 그의 모친 이경희씨의 지분은 각각 4.09%와 1.55%로 총 5.64% 수준이다. 브랜드리팩터링을 비롯한 이 회장, 그의 아들인 이용훈·용준씨의 전체 지분 15.62%와는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지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근 나 대표를 주축으로 발행한 EB를 확보한 딥랩코리아과 자기주식 교환이 필요하다. 교환 가능한 주식 수는 175만6587주, 전체 주식수의 7.13%에 해당한다.
만약 지분 교환 후 나 대표에 힘을 실어주면 지분율은 12.77%로 높아진다. 이 회장측과의 지분 격차가 2%포인트 정도로 좁혀지게 돼 정관 변경 안건의 가결이 보다 어려워진다.
딥랩코리아의 교환청구기간은 5월 26일부터로 아직 21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회장은 브랜드리팩터링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체결일 이후 50일 이내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0일째인 6월 10일 이내 임시주총을 개최하기 위해선 최소 2주 전에 주주명부 폐쇄 등을 공고해야 한다. 6월 10일 기준 2주 전은 5월 27일이다.
임시 주총을 최대한 미룰 경우 시기상 나 대표의 딥랩코리아 지분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 양상에 접어들면서 이 회장과 나 대표의 우군 세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리팩터링과 딥랩코리아는 모두 설립 3년 미만의 신생 법인들이다. 수십억원의 지분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력에 의구심이 남아 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8월 설립된 기업으로 2023년 12월 기준 자본금은 약 6억원 수준이다. 비상장 기업으로 정확한 재무 구조가 공개돼 있지는 않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정보 등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총 자산도 약 40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장 측은 브랜드리팩터링에 대해 일종의 특수목적법인일뿐 실제 자금은 일부 사모펀드와 시중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딥랩코리아 역시 자체적으로 70억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로 분석된다. 딥랩코리아는 2023년 11월 설립된 기업으로 전현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2023년말 기준 자본금은 3억원이며 총 자산은 2억8000만원으로 3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에는 광통신 부품 전문기업 옵티코어의 전환사채(CB) 발행에도 참여하며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애초 지난달 22일 80억원의 전환사채 자금을 납입할 예정이었으나 납입일을 이달 27일로 연기하면서 자금 조달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성제약 EB의 납입일은 이달 23일이다. 만약 한 차례 지연될 경우 전환 청구일 역시 5월 26일에서 미뤄지게 된다. 나 대표 측이 임시 주총까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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