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은 지금]롯데그룹 편입 20년차, '한 지붕 두 가족' 체제 지속①최대주주 롯데쇼핑·2대주주 태광산업, 주요 의사결정에도 '영향'
김혜중 기자공개 2025-05-16 07:43:17
[편집자주]
국내 홈쇼핑 4위 사업자인 롯데홈쇼핑은 2006년 롯데쇼핑으로 인수되면서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홈쇼핑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약진을 거듭했지만 최근 시장 자체가 둔화되며 활로를 모색하는 단계다. 인수 당시부터 지속된 태광산업과의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더벨은 롯데홈쇼핑의 인수 히스토리부터 시작해 재무 상태, 향후 청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1년 출범한 롯데홈쇼핑이 롯데그룹의 품에 안긴지 20년차를 맞이했다. 국내 홈쇼핑 4위 사업자로서 매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 업황 둔화로 매출액이 하락 추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체질 개선과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롯데홈쇼핑을 설명할 때 태광산업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인수 이전부터 지분율을 끌어모으던 태광산업은 여전히 2대주주로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롯데건설 자금 대여, 양평사옥 매입 등 굵직한 의사결정 속 비토권을 행사하며 불편한 동거를 지속 중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경영권 이슈, ‘롯데vs태광’ 현재진행형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은 홈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던 2001년 경방과 아이즈비전, 행남자기, 대아건설 등의 출자로 설립됐다. 90여개 중소기업이 주주로 참여하며 ‘안목있는 여성을 위한 채널’,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출범했다.
출범 직후 우리홈쇼핑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가시화된다. 출자자였던 경방과 아이즈비전이 잇달아 지분율 확대에 나섰다. 양사의 분쟁은 2005년 초 경방이 특수관계인과 우호지분을 포함해 우리홈쇼핑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이사회에서 아이즈비전측 경영인을 교체하면서 경방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후 경방과 태광산업의 분쟁으로 이어진다. 2005년 말부터 태광산업은 장외에서 우리홈쇼핑 지분을 집중 매입했고, 아이즈비전 지분까지 인수하며 우리홈쇼핑 지분을 46%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국내 최대 MSO(복수유선방송사업자)였던 태광산업은 지분매집 외에도 보유 중인 전국 27개 유선방송을 이용해 경방을 압박했다.
추가 우호지분 매입 등에 부담을 느낀 경방 측은 결국 우리홈쇼핑 지분 매각을 선택한다. 해당 지분을 매입한 건 롯데쇼핑으로, 경방 및 특수관계인 지분 30.6%와 우호지분 22.87%를 주당 11만원 수준에 인수했다. 총 4667억원 규모다. 우리홈쇼핑 인수 이전부터 롯데쇼핑은 홈쇼핑 사업 진출을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태광산업은 티브로드를 통해 롯데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롯데쇼핑의 롯데홈쇼핑 인수 승인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태광산업이 패소하면서 최대주주 롯데쇼핑, 2대주주 태광산업의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롯데쇼핑의 롯데홈쇼핑 인수 자체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2005년 2463억원이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조원을 넘어섰고, 매년 수백억원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면서 배당금 재원을 마련했고,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했다.
◇이사회 구성 '3대3', 주요 의결 과정 속 갈등 수면 위로
롯데홈쇼핑의 이사회 구성을 보더라도 태광산업과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된 롯데홈쇼핑 이사회는 롯데그룹 측 인물 세 명이 사내이사로, 태광그룹 측 인물 세 명이 기타비상무이사로 배치됐다.

2025년 3월에도 태광산업 인사실장, 대한화섬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박봉수 흥국화재 인사실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허정민 흥국생명 경영지원실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함께 배치하면서 롯데홈쇼핑에 대한 경영 및 견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롯데그룹으로서는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롯데홈쇼핑으로서는 태광산업 측의 의사를 타진해야 했다.
태광그룹 인물의 이사회 배치는 롯데홈쇼핑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롯데건설 자금 대여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5000억원을 롯데건설에 대여해주고자 했지만 이사회 구성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아 이자율 7.65%, 지원금 1000억원으로 결정된 바 있다.
2023년 롯데 계열사간 부동산 거래를 둘러싸고도 이슈가 발생했다. 롯데홈쇼핑은 2023년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가 보유한 양평사옥을 203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다만 태광산업은 양평사옥의 감정가가 300억원가량 늘어났다며 매입 반대 의사를 밝혔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양평사옥은 롯데홈쇼핑이 제시한 2039억원에 인수가 마무리됐지만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동산 고가 거래 의혹과 관련해 롯데홈쇼핑 현장 조사를 단행하면서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현장조사 이후 진행된 논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이후 별도로 아직까지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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