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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한국기술투자, 임시주총서 '표' 대결 가나 SBI홀딩스 지분 늘려 속전속결 움직임..변수는 검찰 수사

이승호 기자/ 전병남 기자공개 2009-12-07 16:54:30

이 기사는 2009년 12월 07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영권을 놓고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서갑수 회장 일가와 실질적인 대주주인 SBI코리아홀딩스(이하 SBI홀딩스)가 임시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한 진검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SBI홀딩스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한국기술투자의 주식을 계속 매집, 보유지분을 31.99%까지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갑수 회장 일가의 지분은 4% 이하로 하락했다.

업계에선 서갑수 회장 일가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지만 SBI홀딩스가 조기에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만큼 우호세력과 연합해 서갑수 회장 일가를 조기에 퇴출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는 관측이다.

변수는 서갑수 회장과 서일우 전 KTIC글로벌 대표를 정조준 하고 있는 검찰의 조사다.

◇임시주총 가능성

SBI홀딩스는 지난 달 30일부터 5거래일 동안 특수관계자들과 함께 장내에서 한국기술투자의 주식 2695만주를 매입했다. 인수엔 SBI홀딩스 외에도 KTIC홀딩스, SBI NEO TECHNOLOGY A INVESTMENT LPS, IP INVESTMENT LPS, KTIC글로벌투자자문, 다까하시 요시미 등 SBI홀딩스의 특수관계자들이 모두 동원됐다. 지분 취득엔 202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SBI홀딩스는 그동안 최대주주 자격으로 300억원 규모의 제3 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확보를 요구해 왔다. 시장에서 구주를 매입할 경우 한국기술투자의 경영 정상화에 활용해야 할 자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기조가 급변한 것은 지난 3일 한국기술투자 이사회가 34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하면서다. 적대적 M&A보다는 이사회를 통해 우호적인 M&A를 요구한 SBI홀딩스 입장에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안이 '시간끌기'라는 꼼수로 여겨졌던 것.

표면적으로는 주주배정방식이 경영권 분쟁하에서 이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으로 보인다. 자금력이 부족한 서 회장 일가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라 SBI홀딩스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기존 주주들이 포기한 실권주의 처리다. 한국기술투자 이사회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실권주 처리 문제를 유상증자 이후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서 회장 일가에서 유상증자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우호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간을 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는 이 달내 10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CB)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다 주거래 은행이 요구한 대출금 보증인 변경 문제도 시급한 상황"이라며 "청약 예정일이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유상증자는 현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SBI홀딩스의 반격은 주주배정 이사회가 진행된 당일부터 시작됐다. 3일 주식시장에서 569만주를 매입한데 이어 4일에도 1307만주를 매입한 것. SBI홀딩스와 특수관계자들이 지난 11월19일 이후 매입한 전체 3195만주 중 3일과 4일 매입한 주식(1876만주) 비중이 58.7%나 됐다.

SBI홀딩스의 공격적인 주식 매입은 한국기술투자 이사회에 더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업계는 일본 SBI 본사에서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라'는 내부방침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변수

서갑수 회장 일가로 향하고 있는 '검찰의 칼'이 더이상 한국기술투자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SBI홀딩스의 의지도 작용했다.

유상증자 이사회가 있었던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3부는 KTIC홀딩스 자금 유용과 KTIC글로벌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한국기술투자와 KTIC홀딩스, KTIC글로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압수된 자료를 분석한 후 서일우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BI홀딩스는 검찰 조사를 통해 서갑수 회장 일가의 각종 혐의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 한국기술투자가 입을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고 있다. 투자회사의 생명은 '도덕성'인데 서 회장 일가는 이미 두차례나 회사 이미지를 실추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한국기술투자가 재기불능의 상태로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검찰 조사가 완료 되기 전에 조기에 한국기술투자의 경영권을 확보, 서 회장 일가와의 '선긋기'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작용했다.

업계는 SBI홀딩스가 임시주총에서 완승하기 위해서 주식시장에서 한국기술투자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BI홀딩스가 현재 확보한 지분과 우호세력만으로도 임시주총 승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SBI홀딩스는 한국기술투자 이사진 교체 등을 위해서라도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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