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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소호대출 포트폴리오 변화 준다 부동산임대업 규제·생산적 금융 영향 탓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26 08:35:1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3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소호대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 소호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고,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소호대출 내 제조업 비중을 늘릴 필요성에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해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 규제에 나선 영향도 커 보인다.

23일 더벨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3월말 기준 소호대출 잔액은 178조9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말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우리은행이 가장 높은 소호대출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38조8610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3.6% 증가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2.3% 증가한 61조5000억원과 39조14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2.0% 증가한 39조398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소호대출 영업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은 제자리걸음이었다"며 "반면 중소기업대출, 특히 소호대출을 늘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일부 은행들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3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36조6000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3.2% 감소했다. 신한은행 역시 0.1% 감소한 52조746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70조1690억원으로 1.0% 성장하는데 그쳤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은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소호대출을 늘렸다. 담보비율이 높고 중소기업대출과 비교해 연체율이 낮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업은 대체적으로 담보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리스크 부담이 크지 않다"며 "중소 법인사업자 대비 소호대출의 실질연체율은 4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호대출 추이

다만 정부가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쏠림'을 우려해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소호대출 성장세가 소폭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174조4790억원으로 전년대비 12.9% 증가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6.4%, 우리은행은 11.6%, 신한은행은 8.6% 각각 증가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소호대출 증가세를 연평균 증가율로 환산한 것과 비교해 은행별로 0.4%포인트에서 7.1%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B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소호대출의 30~50% 가량이 부동산임대업에 집중돼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부동산임대업 대출 성장폭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들이 소호대출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개인사업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까다로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개인사업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개인사업자의 채무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해진 대신 개인사업자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자 도입이 추진돼왔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가 10억원 이상 대출시엔 소득대비대출비율(LTI) 관련 심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특히 부동산임대업 개인사업자에겐 이자상환비율(RTI)이 적용된다. 연간 임대 소득이 연간 대출 이자 비용의 150% 이상이 돼야 대출이 가능하다.

C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졌고 리스크가 높은 대기업대출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대출, 특히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여신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제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점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선 관계자는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도 많다"며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임대업에서 제조업 부분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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