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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용 SLP 사업 '돈 안 되네' 삼성전기 등 협력사 4~5곳 경쟁 치열…중저가용 하방전개도 계획 없어 실적개선 어려워

이경주 기자공개 2018-08-08 08:04:25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차세대 메인기판으로 불리는 SLP(Substrate Like PCB)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이 예상보다 박한 수익성으로 고전하고 있다. 차세대 부품임에도 초기부터 공급사가 4~5곳에 이르면서 경쟁이 치열해 납품단가가 높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예상과 달리 중저가용 스마트폰으로 SLP 확대 적용도 늦어져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7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SLP 공급사들은 해당사업이 적자이거나 바닥권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협력사는 삼성전기와 코리아서키트, 대덕GDS 등 총 4곳이다. 이중 배정 물량이 많은 삼성전기 정도만 어느정도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GDS는 적자공급을 하고 있으며, 코리아써키트도 적자거나 이익률이 바닥인 것으로 증권가는 파악하고 있다. 이비덴은 해외 업체라 구체적인 정보는 없지만 코리아써키트와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추정된다.

SLP 사업은 해당 협력사들에게 주력 사업군은 아니다. 하지만 SLP의 실적부진은 전체 실적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올해 1분기 매출(137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대덕GDS는 같은 기간 매출(1170억원)은 8.3% 늘었지만 영업이익(86억원)은 7.4% 줄었다.

최근 실적발표를 한 삼성전기는 올 2분기 매출(1조8098억원)과 영업이익(206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93% 늘었지만 이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 호조 덕이었다. SLP가 포함된 기판사업부는 같은 기간 매출이 32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었다.

SLP는 기존 메인기판(HDI. High Density Interconnection)에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층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적층 구조다 보니 기존 HDI보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보다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 HDI가 단독주택이라고 치면 SLP는 아파트다. SLP는 스마트폰 고사양화로 배터리 용량 확대가 요구되면서 각광받게 됐다. SLP는 기존 HDI보다 면적이 적어 배터리 공간 확보에 용이하다. 삼성전자는 올 초 출시한 갤럭시S9 시리즈부터 SLP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SLP 공간활용도
SLP 공간활용도 <자료: J.P Morgan>

SLP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요하는 진입장벽이 있어 공급업체들에게 상당한 수익성을 안겨줄 것이라 기대됐던 부품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공급초기부터 4곳에 이르는 다수의 협력사들이 참여해 납품단가가 높게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본래 갤럭시S9용 SLP 대당 단가가 11달러로 예상됐지만 8달러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SLP가 전면 채용되지 않고 있는 것도 배경이다. 갤럭시S9의 경우 북미용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모델에만 SLP가 적용됐다. 전체 물량에서 SLP 적용비중은 60% 수준이다. 납품단가가 예상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물량도 크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 신작 갤럭시노트9 SLP공급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 노트9은 갤럭시S9보다 고객층이 엷은데 SLP 공급사 수는 4개사로 동일하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 적어졌다. 노트9엔 삼성전기와 코리아써키트, 대덕GDS, 이비덴이 SLP 공급사로 참여한다. 반면 노트의 연간 판매량은 약 1100만~1200만대 수준으로 갤럭시S 시리즈(약 3500만대)의 3분의 1수준이다. 게다가 노트9도 일부 국가 모델에만 SLP가 채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LP 공급사는 본래 국내 '이수엑사보드'라는 업체까지 포함해 5곳이다. 다만 이수엑사보드는 제품승인에 실패해 갤럭시S9 뿐 아니라 갤럭시노트9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이수엑사보드까지 공급대열에 합류하면 공급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SLP 사업은 당분간 계속 밝지 않을 전망이다. 협력사들은 SLP가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100% 채용되고 A나 J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용으로도 확대 적용될 것을 기대해 왔다. 하지만 현재까진 관련 움직임이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중저가용 SLP 개발과제를 전달 받은 협력사는 없고 기대도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SLP가 예상과 달리 협력사들에게 반등의 기회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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