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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불패 신화' 쓰는 KB증권의 준비된 실험 [thebell interview]송원강 KB증권 IB부문 성장투자본부장

김시목 기자공개 2018-08-10 09:19:4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KB증권은 IB와 운용업계를 아우르는 일대 실험을 벌였다. '투자형 IB'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발족한 성장투자본부가 그 중심에 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선정한 세컨더리펀드(2500억원 규모) 위탁 운용사에 신생 KB증권이 낙점받으면서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KB증권은 1년 반만에 모태펀드, 성장금융펀드 등의 운용사로 뽑혔다. 그만큼 준비된 실험이었다는 뜻이다.

송원강 상무(사진)가 이끄는 성장투자본부는 굳건한 입지의 대기업 네트워크를 넘어 중소벤처 영역으로의 진출을 진두지휘한다. 펀드 결성으로 이미 두둑한 에퀴티 투자 실탄까지 갖췄다. 궁극적으로는 초기 기업부터 중견사까지 생애 주기에 맞는 솔루션 제공을 통해 KB증권, 나아가 KB금융이 이들의 최고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 1년 반만에 결실, 금융인프라 동력

KB증권 IB부문 성장투자본부는 지난해 말 조직이 처음 꾸려졌다. SME본부(중소중견금융본부) 산하 신기술금융사업부와 IB솔루션본부 아래 사모펀드(PE)부를 떼어 내 합쳤다. 본부장을 맡은 송 상무는 지난해까지 SME본부를 이끌다 신설 조직을 이끌고 있다.

성장투자본부는 현재 15명의 실무진으로 진용을 갖췄다. 절반 정도는 KB증권(구 현대증권 포함) 인력이고 나머지는 벤처캐피탈(VC), 사모투자회사, 회계법인 등에서 채용해왔다.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만큼 심사 관련 인력의 전문성을 대폭 보강한 셈이다.

송원강

송 상무는 "지난해 SME본부를 맡았던 터라 성장투자본부는 한편으로는 기존 업무의 연장선"이라며 "실무진들은 펀드 결성뿐만 아니라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부서인 만큼 전문성이 뛰어나야 한다. 본부 내 출신이 다양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본부는 새로 세팅됐지만 기존 부서가 합쳐진 점을 고려하면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벌써 5000억원의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는 등 성과는 기대치를 넘었다. 모태펀드, 성장금융 등 입찰에서 한 차례 실패도 없었다. 국민연금 세컨더리펀드는 기적에 가까웠다.

그는 "지난해 관련 부서가 설립되고 올해 세팅되는 동안 참여한 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실패없이 연전연승 중"이라며 "KB증권뿐만 아니라 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등 계열사 전반이 가진 금융그룹 인프라가 성과를 낸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운용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KB금융 그룹이 가진 강력한 인프라가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주효할 것이란 부분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특히 은행과 증권의 CIB센터는 지방 소재 중소벤처기업과의 네트워크에서 특화한 무기"라고 덧붙였다.

KB증권
◇ 초기 기업서 중견 기업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펀드 운용사 선정 등 외형상 막강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투자본부나 SME본부의 경우 씨를 뿌리는 단계다. 실제 성장투자본부가 운용사로 참여한 펀드는 7~8년 뒤 청산되고 정산이 이뤄진다. 사실상 그 기간 동안 펀드를 통한 수익은 제한적이다.

KB증권, 특히 KB금융이 스타트업, 중소벤처 파트의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하나다. 초기 기업부터 중소견사까지 동반 성장을 통해 최고 파트너가 되는 것. 대형 증권사들이 파이를 나눠 갖는 대기업 영역을 넘어야 신규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

그는 "성장투자본부는 이익 구조가 이제 포화 상태에 다다른 대기업을 넘어 미개척지에 가까운 중소, 중견 기업에 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부서"며 "KB증권이나 금융그룹은 지방 각 지의 CIB센터를 통해 한발 더 앞선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중장기로 접근하는 부서라고 하지만 연 단위 실적 창출도 중요할 터. 성장투자본부는 한계를 고유계정을 통한 한 건당 10억원 안팎의 자기자본투자(PI)로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 이미 올해만 두 건의 투자 엑시트를 통해 100% 넘는 수익을 창출했다.

송 상무는 "성장투자본부 특성상 수익 창출에 제약이 많지만 그래도 '숫자'를 간과할 수 없다"며 "씨앗을 뿌리고 무작정 기다리는 비즈니스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이익 실현을 병행하는 비즈니스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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