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잦은 유상증자 배경은 페퍼그룹 자본효율성 강조, 중금리 신용대출 위주 성장…위험가중자산 ↑
이장준 기자공개 2019-07-05 08:22:3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25번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횟수는 많지만 100억원이 안 되는 소액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모회사인 호주 페퍼그룹이 규제 수준을 크게 웃돌지 않는 선에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강조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페퍼저축은행이 중금리 신용대출 위주의 고속 성장 정책을 펼친 것도 한 몫 했다. 신용대출은 위험가중도가 비교적 높은 만큼 자본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페퍼저축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10%대로 유지하려는 페퍼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자산 규모 4위 수준까지 몸집을 불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페퍼그룹이 페퍼저축은행 보통주 50만주를 사들이는 주주배정증자 방식이다. 올들어서는 두 번째, 페퍼저축은행이 출범한 이래로는 25번째 증자다.
페퍼저축은행이 증자를 자주 실시한 데에는 100% 모회사인 호주 페퍼그룹의 영향이 컸다. 페퍼그룹은 호주를 비롯해 한국, 중국, 영국, 스페인 등 국가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사다. 각국에서 증자를 요청해오는 만큼 페퍼그룹 본사는 여유 자본을 고려해 꼭 필요한 만큼씩만 배분한다는 설명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페퍼그룹은 필요 이상으로 자본을 쌓아두는 걸 낭비로 본다"며 "각국의 규제 수준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만큼 자본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BIS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10%대로 맞추고 있다. 감독규정상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BIS비율을 8% 이상으로 유지해도 되지만, 금융당국에서 암묵적으로 10%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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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페퍼저축은행은 내부 정비와 부실 감축에 집중한 만큼 증자를 자주 하지는 않았다. 첫 증자는 2013년 10월 출범 직후 10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이후 2014년까지 페퍼저축은행은 2년간 총 20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한 2015년부터는 눈에 띄게 횟수가 늘었다. 2015년 페퍼저축은행은 8차례에 걸쳐 총 267억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이듬해에는 4차례에 걸쳐 255억원을, 2017년에는 60억원을 확충했다. 지난해에는 6차례에 걸쳐 585억원 규모로, 올해는 상반기에만 450억원을 증자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중금리 신용대출 위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자본비율을 충족시킬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은 담보대출에 비해 위험가중도가 높다. 같은 대출금이라도 신용대출 위주로 취급할 경우 BIS비율 계산 시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이다.
2014년 말 610억원에 불과했던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금은 올해 3월 말 1조 2713억원까지 증가했다. 4년여 만에 2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위험가중자산 역시 같은 기간 1781억원에서 2조 345억원으로 늘어나면서 BIS비율을 유지하려면 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해졌다. 올 1분기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2077억원으로, BIS비율 10.21%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성장 정책을 유지할 계획인 만큼 하반기에도 10%대 BIS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대출자산 규모가 불어남에 따라 증자 규모 역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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