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보다 돋보인 쏘카의 투자 유치 방식 'CPS' CB·RCPS 대비 발행사 유리...대리운전·중고차 신사업 잠재력 평가
서하나 기자공개 2020-09-21 08:11:3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쏘카가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주요 투자를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이 아닌 아닌 전환우선주(CPS) 인수 형태로 유치해 눈길을 끈다. CPS 인수는 CB나 RCPS에 비해 재무 부담이 덜해 발행사에 다소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쏘카는 '타다'의 베이직 서비스 종료에도 대리운전, 중고차 등 꾸준히 신사업을 시도하며 모빌리티 분야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의 관심사인 기업공개(IPO)는 투자금 회수 등을 고려해 2023년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최근 사모펀드(PEF)인 SG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약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쏘카가 발행하는 CPS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CPS는 만기(보통 10년)가 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배당이 가능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우호주주에 우선 배정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의결권을 기준으로 창업자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유지하면서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인식되는 RCPS 방식과 달리 풋옵션만 붙이지 않는다면 투자금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반면 CB는 회사채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식 매도차익을 가져갈 수 있다. 발행사 입장에서 CB가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 다만 적은 이자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단 점은 장점이다.
쏘카는 2014년 SK와 베인캐피탈로부터 보통주(CS), 2017년 SK로부터 CB, 올초 LB프라이빗에쿼티(LB PE)로부터 CB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투자를 CPS 방식으로 유치했다.
VC 업계 관계자는 "기업 성과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기업가치 1조(10억 달러) 이상 유니콘 기업 등 잠재력이 높은 기업일수록 전환우선주(CPS) 투자 방식이 유리하다"라며 "보통주 투자보다 주당 가격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쏘카는 올초 자회사 타다의 주력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종료하는 아픔을 겪었으나 대리운전, 중고차 매매 등 꾸준히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자회사 타다는 4분기 대리운전 서비스 타다 대리를 출시하기 위해 현재 1000명의 드라이버를 모집하고 있다. 타다 대리는 기존 타다 앱에 추가되는 서비스다.
대리운전 사업은 수익성이 높고 규제는 적어 모빌리티 관련 사업 중 몇 안 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다만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단 점은 극복 과제다. 2015년 한국대리운전협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중고차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6월 타다 베이직 차량으로 사용된 11인승 카니발 일부 물량 판매를 통해 중고차 판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5일 특허청에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 상표 출원도 완료했다.
쏘카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 사업과 관련)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라고 전했다.
쏘카는 2011년 제주도 차량공유 서비스로 시작해 전국 카쉐어링, 타다 프리미엄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사업 협력과 투자 등을 이뤄내며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18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600억원, 지난해 알토스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등 4개 벤처캐피탈에서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번 투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투자 규모는 약 3590억원에 이른다.
최근엔 현대자동차그룹과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 입장에선 쏘카가 보유한 막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쏘카는 차량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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