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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테크놀러지가 풀어야 할 ‘숙제‘ [thebell note]

황선중 기자공개 2022-09-22 07:00:4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자재 제조업체 ‘대호하이텍‘의 유가증권 상장사 ‘성안‘ 인수합병(M&A)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자회사 대호테크놀러지를 통해 경영권 인수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기존 원매자였던 주성씨앤에어측이 반기를 들면서다.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려던 성안은 때아닌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상태다.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는 2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다. 신임 이사진 선임 안건과 정관변경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정관변경의 핵심 골자는 △신규 사업목적 추가 △총발행주식수 증가 △메자닌 증권 발행한도 확대 등이다. 대호테크놀러지는 가결을, 주성씨앤에어는 부결을 각각 밀어붙이는 양상이다.

당장의 표대결에선 대호테크놀러지가 우세하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로 인수 예정인 성안 최대주주 지분(31.32%)을 포함 약 40%의 의결권을 확보한 상태로 전해진다.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의 3분의 1,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표대결에서 최종 승리한다고 해도 숙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형식적인 M&A 절차 자체는 매듭지을 수 있겠지만 시장의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호테크놀러지는 그동안 성안 인수와 관련한 시장의 물음에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가장 큰 의구심은 지배구조다. 대호테크놀러지의 모회사인 대호하이텍의 최대주주인 배현중 회장은 2020년 12월 전남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영암관광개발과 주식 양수도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만약 대호하이텍 최대주주가 바뀐다면 성안은 영암관광개발의 증손회사(영암관광개발→대호하이텍→대호테크놀러지→성안)가 된다.

영암관광개발을 지배하는 회사는 ㈜유현이다. 유현은 유가증권 상장사 세화아이엠씨(현 다이나믹디자인) 최대주주였던 유동환 씨가 지배하던 곳이었다. 대호테크놀러지가 M&A에 성공할 경우 궁극적으로 성안이 유동환 씨의 지배력 아래 놓일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지만 명쾌한 설명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대호테크놀러지는 지난달 초순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개인투자자 3인에게서 820억원을 조달한다고 예고했다. 다만 대호테크놀러지와 개인투자자는 어떤 관계인지, 왜 개인에게서 대규모 투자를 받는지, 자금 납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등 상식적인 물음에도 아직까지 의문부호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성안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불씨는 이번 임시주총 이후로도 당분간 꺼지지 않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성씨앤에어는 이미 법원으로부터 기존 이사진 해임을 다루는 임시주총 추가소집 허가를 받은 상태다. 연내 임시주총이 재차 열리고 다시금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대호테크놀러지는 안정적인 의결권 확보를 위해 일반 주주에게까지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주주들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들의 청사진에 힘을 실어주는 주주들의 물음에 진솔하게 답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주주들의 마음을 사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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