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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첫발 OCI, 이우현 회장 취임까지 남은 과제는 22일 주총서 기업분할 가결...지주사 전환 완료 시점에 회장 취임 결정할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3-03-24 09:13:5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2일 오전 9시 OCI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소공동 OCI빌딩 1층.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주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주총이 열리는 9층 강당의 40여석은 행사 시작 30분 전에 마감됐다. 그 이후에 온 주주들은 1층 카페에서 화면으로 주총을 시청해야만 했다. OCI 주총장이 만석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OCI 관계자는 “기업분할 안건이 투자자와 언론에 큰 관심을 받으면서 평소보다 많은 주주가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사진)은 주주들 앞에서 작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업분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10분 이상을 할애했다. 그는 OCI그룹 오너가 3세다. 이 부회장은 화학사업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양광 폴리실리콘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그는 독일 경쟁사인 바커와 중국 GCL폴리에너지, 통웨이의 주가수익비율(PER) 4.5~7.1배지만 OCI는 2.5배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매출 4조6710억원, 영업이익 981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한 영향이다.

이 부회장의 설득은 통했다. 기업분할 안건은 이변 없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OCI는 5월 1일부로 존속법인인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OCI로 분리된다. OCI홀딩스는 지주회사로 자회사 성장전략과 투자계획 수립에 집중하는 동시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맡는다. 신설법인 OCI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화학소재 사업을 담당한다.

◇지주사 전환 완료 시기에 쏠린 눈

이후 시장의 관심은 지주사 조건을 충족하는 시점에 쏠린다. 이우현 부회장의 회장 취임 시기가 지주사 전환 완료 시점이 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되려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가 자산총액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5월 1일 분할 기준, OCI홀딩스는 자산총액 요건은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나 자회사 주식 보유 요건은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OCI홀딩스는 오는 5월 말 신설회사 OCI의 상장 이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해 OCI 지분을 높일 예정이다. 신설회사 OCI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현물출자로 받고 OCI홀딩스 주식을 신주로 발행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주사 지위를 유지하려면 상장 자회사의 지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은 5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OCI홀딩스가 신설회사 OCI의 지분을 언제 어느 정도 취득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OCI가 약 10% 지분을 보유한 부광약품의 지분을 늘릴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근 부광약품과 합작 설립한 비앤오바이오는 청산했다. 지주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가 아닌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OCI는 지분 40%를 보유한 비상장사 행복도시태양발전소의 지분도 50%까지 높이거나 매각해야 한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오는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지주사 전환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OCI홀딩스의 회장 취임은 기업분할 이후 이사회에서 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으로 지주사 전환 명분도 지켜야

OCI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약속한 주주환원책이 지켜질지도 관심사다. OCI는 기업분할 안건을 표결하기에 앞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이전보다 주주환원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해왔다. 지주사 전환이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OCI 입장에서 주주가치 제고는 매우 중요하다.

OCI는 그동안 일관되지 않은 배당정책으로 주주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OCI는 2018년에 주당 배당금 850원을 지급했다. 2019년과 2020년은 실적 부진으로 배당금이 ‘제로(0)’였다가 2021년 주당 2000원, 작년에 2500원을 지급했다. 5년 전 10%가 넘었던 배당성향은 6~7%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사회 의장인 백우석 OCI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의 불만을 받아내느라 진땀을 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인적분할 이후 지주사가 되는 OCI홀딩스의 잉여현금흐름 30%를 배당에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지주사의 영업이익에서 지분투자 같은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제외한 순현금흐름이다. 또한 지주사가 비경상적 이익이 발생하면 자사주를 취득하고 소각하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용역수익과 자회사 지분 매각, IPO(기업공개)로 들어오는 자본이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선투자가 중요한 사업 특성상 설비 신·증설 등에 잉여현금을 먼저 투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OCI는 전 세계태양광 시장의 성장, 비중국 폴리실리콘 수요 증가에 맞춰 2024년부터 5년간 3만톤 규모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예상 자본적지출(CAPEX)은 5000억원 이상이다.

신설회사가 되는 OCI는 별도 기준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추구하고, 지주사와 별도의 자사 운용 정책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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