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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 재무부담 완화 기대감...변수는 '정제마진' 3.4조 규모 HPC 투자 작년 마쳐...안정적 현금창출력도 한몫

정명섭 기자공개 2023-06-09 07:19: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7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부터 HD현대오일뱅크의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간 조 단위의 금액을 투입한 설비 투자가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차입금 증가세가 꺾였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관건은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다. 올해는 초강세를 보인 2022년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름철 성수기 등의 영향으로 과거 평균 수준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여 HD현대오일뱅크에는 우호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9년부터 총차입금 연평균 약 1조원씩 증가...HPC 프로젝트 3.4조 투입 영향

HD현대오일뱅크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19년 말 4조3516억원에서 2022년 말 8조5620억원까지 올랐다. 매년 평균 1조원가량 총차입금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36.3%에서 184.9%로 늘었다.

이는 2019년부터 3조4000억원 규모의 HPC 설비 투자가 시작된 영향이다. 실제로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난 시기를 보면 자본적지출(CAPEX)이 증가한 시기와 일치한다. 2019년에 8829억원 수준이던 CAPEX 규모는 2020년 들어 2조238억원으로 급등했고 2021년에는 1조7339억원을 기록했다.



HPC는 중질유 기반의 석유화학 설비를 말한다. HD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 설립한 현대케미칼은 2019년 충남 대산 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66만㎡(19만9650평) 부지에 연산 에틸렌 85만톤, 프로필렌 50만톤을 생산하는 설비를 짓기 시작해 지난해 10월에 준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에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 등 계열사를 통해 파라자일렌과 벤젠, 톨루엔 같은 방향족 제품만 생산해왔다. HPC 가동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올레핀 제품들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HPC 설비 가동이 시작되자 작년 현대케미칼 전체 매출액에서 HPC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숨에 30%까지 올랐다. HPC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비정유사업을 강화하려는 HD현대오일뱅크의 전략과 닿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HD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의 주유소 사업권을 인수한 것도 차입금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6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 279개를 인수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영업 자산과 인력 등 사업권을 취하고 코람코가 주유소 부지를 보유하는 거래다.

이에 따라 HD현대오일뱅크의 리스부채는 2019년 말 4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말 1조2000억원까지 늘었다. 2019년 1분기부터 리스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리스부채가 부채총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 8조8485억원 중 1조4002억원이 리스부채다.

◇올해 차입금 증가세 둔화...현금창출력으로 재무부담 점진적 완화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올해는 차입금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작년 말보다 4000억원 증가하긴 했으나 이전 증가 속도와 비교하면 완화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CAPEX를 연 8000억원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 단기간 내에 채무가 커질 우려도 해소된 상황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HD현대오일뱅크가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재무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밑바탕에는 준수한 현금창출력이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0년만 해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593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영업이익 1조936억원을 거둬 2020년 적자를 상쇄했다. 코로나19로 감소했던 석유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정제마진도 개선된 덕분이다.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은 2021년 4분기에 배럴당 6.1달러까지 올랐다. 1년 전인 2020년 4분기만해도 배럴당 1.2달러에 불과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가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이다.

2022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여파와 전 세계적으로 위드코로나 기조가 확산하면서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오름세는 이어졌다.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16.5달러까지 올랐다. 국내 정유사들은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매출 34조9550억원, 영업이익 2조7898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각각 68%, 155.1%나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역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2% 줄어든 259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만큼의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우나 신규 투자한 설비가 가동하기 시작해 잉여현금흐름 창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정제마진 등락이 반복되고 있어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을 가늠하긴 쉽지 않다. 연초에 국제 사회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정제마진은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확대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4월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었고 러시아산 원유가 중국과 인도 등으루 우회 유입되면서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올해 1월 정제마진은 배럴당 6.7달러, 2월 7.6달러를 기록했으나 3월에 3.5달러, 4월에는 2달러대 수준을 보였다. 5월 들어 4달러대를 회복하긴 했으나 2022년과 격차가 크다. 다만 여름철 성수기 등을 지나면서 정제마진이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정제마진은 2022년 대비 하락하겠지만 제한된 증설 부담과 휘발유, 항공유 수요에 힘입어 절대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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