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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빅딜 하나 놓치면 상위권 경쟁서 바로 밀린다"AA등급 이상 우량 기업들 내년 1~2월 회사채 발행 채비 '본격화'

김슬기 기자공개 2023-11-29 07:25:2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증권사 기업금융전담역(RM·Relationship Manager)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내년 초부터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지금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신용등급이 우수한 국내 대기업 대부분 1~2월에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모채 발행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면서 증권사 RM의 고민도 크다. 특히 원래 공고한 위치에 있었던 곳들은 "주요 발행사의 주관사에서 빠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나 5000억원 이상 발행하는 곳들의 주관사에 포함되지 않으면 연초부터 순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증권사 RM, 12월 발행 비수기지만 "바쁘다 바빠"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RM들은 공모채 비수기임에도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내년 초 발행을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발행을 위해서는 다음달에는 주관계약을 체결한 뒤 기업실사, 방문실사, 보고서 작성, 증권신고서 제출을 진행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발행을 미룬 기업들이 연초부터 발행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연초 기관 수요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 AA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은 대부분 1~2월에 집중해서 발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LG·롯데그룹 내 계열사, 포스코 등이 거론된다.

특히 신용등급 리스크가 크지 않은 우량 발행사들은 되도록이면 빠르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사별로 이유는 다르겠지만 연초에는 먼저할수록 기관수요를 선제적으로 흡수해 금리가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첫 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곳은 KT, 이마트, 포스코 등으로 당초 각각 1500억원, 2000억원, 3500억원 모집에 2조8850억원, 1조1750억원, 3조9700억원이 모였다. 발행사들은 각 트랜치별로 개별 민평 금리 대비 최소 34bp 이상 낮은 수준에서 증액발행할 수 있었다.

이들을 시작으로 실제 지난 1분기 AA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SB 기준 AAA등급 발행량은 2조9300억원(11.27%)였고 AA등급 발행은 19조7740억원(76.06%)였다. 당시 AA등급 중에서 수요예측 미매각이 난 곳은 현대차증권(AA-), 코리안리(AA·신종자본증권) 정도였다.

◇ 치열해진 경쟁구도, 빅딜 잡기 '집중

내년 초 발행사들의 행보가 빨라지는만큼 증권사 주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의 어려움을 만회하기 위해 전통 IB 영역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전통 IB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하우스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DCM 시장 강자인 KB증권은 올해 일반 회사채(SB) 부문에서 NH투자증권에 1위 자리를 내 줄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주관건수로만 보면 KB증권이 133건으로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주요 기업 주관사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순위가 밀렸다.

특히 KB증권은 올해 단일 기준최대 규모 공모채였던 SK하이닉스(1조3900억원) 대표 주관사에 포함되지 못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였다. KB증권은 2020년 2월 주관사로 들어갔으나 이후 두 차례 발행 모두 주관사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상위권 하우스들은 대표 주관사나 인수단에 제약이 생기는 금융지주채는 별도로 하더라도 연간 발행량이 많은 SK,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이마트, LG유플러스, SK E&S, LG화학, KT, 포스코, LG전자 등과 같은 빅이슈어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발행금리 수준이 올라와있기 때문에 발행사들이 주관사를 많이 가져가면서 조금이라도 금리 부담을 낮추고 싶어하고 있다"며 "개별 중견기업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빅 이슈어 딜에 안 빠지고 들어가는 게 결국 하우스의 순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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