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조선업 해부]'몸집 줄이기' 끝…조선 '기자재' 붙잡을 시간④종속회사 20개에서 5개로…업황 좋아 실적 함께 좋아질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28 07:22:31
[편집자주]
최근 몇 년간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한화의 조선업 등판이다. 한화라는 든든한 자금력에 한화오션과 한화엔진, 한화오션에코텍이라는 걸출한 업계 강자들이 더해진 상태. 물론 '승자의 저주'는 한화가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숙제다. 그러나 한화는 벌써부터 조선업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세계 1위 조선소'에 도전하고 있다. 한화는 또다시 이름값을 증명할 수 있을까. 더벨은 본격 시작 국면에 접어드는 한화의 조선사업 전반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10년 전만 해도 한화오션의 종속회사 수는 20개에 달했었다.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산·계열사 매각이 수시로 단행됐고 이 결과 한화오션의 종속회사 수는 현재 5개에 불과하다.어떤 종속회사들을 떠나보냈을까. 2017년 11월 한화오션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를 매각했다. 이 조선소는 한때 루마니아 10대 기업으로 선정되며 한화오션의 유럽 시장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조선업 '다운사이클'에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고 결국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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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는 신한중공업을 매각했다. 신한중공업은 한화오션에 선박 거주구(데크하우스)와 해양 시추설비 거주구(리빙쿼터) 등 해양플랜트 설비를 납품해 왔다. 나름 핵심 종속회사로 평가돼 한화오션도 당초 "신한중공업은 팔지 않겠다"고 했었으나 정부와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강하게 압박한 이후 매각 리스트에 추가되며 품을 떠났다.
이밖에 한화오션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부문 외주작업을 수행하던 디섹(DSEC)과 급식위탁 업체 웰리브도 현재는 다른 주인 품에 있다. 이들은 한화오션이 조선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을 보였던 시기에도 꾸준히 순이익을 내던 '알짜'들이었다.
모진 풍파 끝에 한화오션에는 종속회사 5곳만이 남았다. 이 가운데 조선업 밸류체인에 직접적으로 속하는 종속회사로는 한화오션에코텍과 한화해양공정산동유한공사가 꼽힌다. 각각 국내와 중국에서 선박용 부품과 해상플랜트 설비를 제조하고 있다.
둘다 '팔려면 팔 수 있는' 비핵심 종속회사로 평가된다. 조선 기자재는 업계의 한 축이긴 해도 외주 생산으로도 주요 부품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조선 기자재 회사들을 연달아 매각해 왔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수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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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화 편입' 이후 한화오션의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됐고 한화가 한화오션 인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시너지'를 강조한 만큼 가격과 품질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자재 업체들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특히 조선 업황이 견조한 지금 시기엔 기자재 업체들의 사업 환경도 함께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한화오션이 고부가 선박 개발에 몰두하는 상황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가령 메탄올·암모니아·수소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은 아직 초기 단계다. 기술개발 역량을 충분히 갖추기 위해 기자재 자체 제작 능력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조선업 밸류체인에 포함되지 않는 종속회사들은 다른 경우다. 가령 종속회사 한화오션디지털은 SI(시스템통합) 회사다. 시장에서는 존속 필요성이 뚜렷하지 않고 한화시스템과 역할이 겹친다는 점에서 미래가 다소 불투명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노하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업황도 좋아 종속회사에 쏟아야 하는 고정비도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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