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이사회 분석/코오롱인더스트리]종교인 출신 사외이사 영입한 까닭은희곤 사외이사, 아들 은현빈 씨 통해 이웅열 명예회장 측과 네트워크 이어져

이돈섭 기자공개 2025-05-12 08:11:0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4시4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직 종교인이 상장기업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주로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해 온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은희곤 전 목사(사진)를 사외이사로 기용해 이목을 끌었다. '윤리경영과 정도경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코오롱인더스트리 측 설명이지만, 은희곤 전 목사가 코오롱그룹 오너일가 측과 맺은 인맥이 사외이사 선임에 주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은희곤 사외이사와 코오롱 측 인연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은 사외이사 아들 은현빈 씨를 통해서다. 1989년 미국에서 태어난 은현빈(데이비드) 씨는 2019년 델레오코리아를 설립,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블록체인 물류기업을 표방하는 델레오코리아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코오롱을 비롯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에서 투자를 유치, 카카오 배송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델레오코리아는 한때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남 전 지사는 델레오코리아 자회사 빅케어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델레오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도심공항빌딩 12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빅케어 역시 같은 공간에 위치해 있다. 은현빈 씨가 과거 델리오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었을 당시 남 전 지사가 은 씨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키도 했다. 남 전 지사 역시 기독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했던 은희곤 사외이사는 2022년 3월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외이사 후보로 발탁됐다. 은희곤 사외이사는 2023년 5월 사단법인 미등록아동지원센터 창립을 주도했는데, 같은해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남경필 전 지사 등과 함께 해당 센터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센터 이사회에는 은현빈 씨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지=미등록아동지원센터 홈페이지]
하지만 지금도 센터 활동에 참여하는 이규호 부회장과 달리 남경필 전 지사는 빅케어와 센터 이사회를 모두 떠난 상태. 한때 정책 등을 조언키도 했던 남경필 전 지사가 은현빈 씨 측과 왕래를 끊은 데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남경필 전 지사는 "델레오코리아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할 뿐, 별다른 언급을 남기지 않았다. 은현빈 씨는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 씨 스캔들로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델레오코리아는 시리즈C 투자까지 유치했지만 출범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수익을 내고 있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델레오코리아 사정에 정통한 한 시장 관계자는 "이웅열 회장이 델리오코리아 사무실에 직접 놀러온 것이 여러번"이라며 "은희곤 전 목사가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하면서 쌓아 온 재계와의 인맥이 아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아들이 사업을 벌려 은희곤 전 목사가 그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 후보를 별도 관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웅열 명예회장과 이규호 부회장이 은희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든 만큼, 사추위 운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사회는 현재 이규호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5명 등 8명의 등기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다른 상장사 사외이사는 "실질적으로 오너 혹은 경영진 측과 갖고 있는 인맥이 사외이사 선임 및 활동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오너 입김이 센 기업에는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효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희곤 사외이사는 2022년 선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매년 평균 이사회 참여율 87%를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는 모회사 코오롱(33.43%)이다. 코오롱을 비롯해 이웅열 회장(1.19%)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도합 34.79% 수준이다. 2대주주로는 국민연금이 5.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0일 오후 1시 27분 현재 주가는 3만150원 수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5배 수준이다. 2023년 향후 3년 배당성향을 20~40%로 유지한다는 정책을 선보였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선보이진 않은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