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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트랜드]전문성 요건 강화하자 기업인 늘었다②이사회 다양화 및 전문성 강화 추세…제한적 인재풀에 이사 선임 난항

이돈섭 기자공개 2025-05-14 08:15:20

[편집자주]

금융회사 이사회는 모범적이다. 상장 금융지주사의 경우 소유가 분산돼 있어 최대주주 영향력이 제한적이라 이사회 권한 범위가 비교적 클뿐 아니라,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theBoard는 상장 금융지주사 7곳의 최근 10년 간 사외이사 변화 양상을 들여다보고 최근의 금융지주사 이사회 구성의 트랜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10시3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회사 임원 출신의 금융지주 이사회행이 많아지고 있다. 금융지주 산하 은행을 비롯해 증권사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가 존재하는 만큼, 금융업에 정통한 인사를 찾으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10여년 전에는 기업 고위 임원의 이사회행도 심심치 않게 관찰되곤 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기업 대표까지 역임한 인사 기용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금융지주 이사회 변화 중 하나로 거론되곤 한다.

◇ 전문성과 다양성 강조…기업인 출신 비중 축소

theBoard가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등 은행을 주력사로 삼고 있는 상장 금융지주사 7곳의 최근 10년간 사외이사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외이사에서 기업인 출신 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37.8%(45명 중 17명)에서 올 3월 말 30.4%(56명 중 17명)로 7.4%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0.4%포인트 커진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인 출신 인사 비중이 작아진 데는 다양한 원인들이 거론된다. 일부 금융지주사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이사회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그 규모를 확대했다. 이사회 규모를 기존 9명(사외이사 7명)에서 11명(사외이사 8명)으로 확대한 JB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이사회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 출신 배경은 한층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금융지주를 포함한 모든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타사 사외이사 겸직이 불가능한 점이 기업인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특정 기업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의 경우 중도 사임 의사가 없는 경우 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기 어렵다. 명망 있는 인사의 경우 이미 타 기업 이사회에 적을 둔 경우가 많아 인재 풀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관계자들 의견이다.


금융지주사는 여타 기업과 달리 최대주주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불특정 다수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지주사 산하에는 은행을 비롯해 증권사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가 포진해 있는 만큼, 금융업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사 산하 다양한 계열사와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하는 점 역시 주요 자격요건 중 하나다.

실제 기업인 출신 금융지주 사외이사 전문성 요건은 더 좁혀지는 모습이다. 지난 3월 현재 7개 상장 금융지주사 소속 17명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중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등 범 금융회사 대표 출신은 8명(47.1%)이었다. 2015년 말 금융지주사 7곳(우리은행 포함) 금융인 출신 사외이사 역시 17명이었는데 이중 범 금융회사 대표 출신은 3명(17.6%)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비금융회사 출신 비중도 상당했다.

◇ 부회장 출신부터 외국계 경력까지…다채로운 배경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금융회사 대표 출신 인사로는 지난 3월 우리금융지주 정기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이 대표적이다. 1959년생으로 서강대를 졸업하고 1989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해 지주 부회장까지 역임한 그는 금융과 재무 전문성과 경영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춰 우리금융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BNP파리바와 UBS증권 등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인사들이 속속 기용되기도 한다. 지난 3월 하나지주 이사회에 합류한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의 경우 씨티은행과 호주은행 등 외국계 금융회사 국내 지점 등에서 금융업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 뱅크오브아메리카 한국 대표와 호주은행 한국 대표 등을 역임한 김기석 JB금융지주 사외이사와 UBS증권 전무를 지낸 이희승 JB금융지주 사외이사도 있다.

10여년 전 금융지주 이사회 내 외국계 금융회사 출신 인사는 김유니스경희 당시 KB금융 사외이사 1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면면이 다채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써치펌 업체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 사업 범위가 다양해지면서 글로벌 금융회사 임원을 기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외이사뿐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해외 경험을 중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자산운용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산운용사 출신 인사가 금융지주 이사회에 합류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한 최영권 전 대표는 지난해 신한지주 사외이사에 발탁됐으며 키움자산운용의 윤수영 전 대표는 우리금융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자산운용을 이끌어온 장동헌 전 대표는 올 3월 iM금융의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비금융권 출신 사외이사 특징으로는 여성 비중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올 3월 말 현재 여성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는 6명이었는데, 이중 절반이 비금융권 출신이었다. 삼성SDS 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윤심 하나지주 사외이사와 창신그룹 CTO로 활동하고 있는 이강란 iM금융 사외이사가 대표적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7개 금융지주 중 여성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는 KB금융의 김유니스경희 전 사외이사 1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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